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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커머스, K상품 해외 판매 나서… 국내 ‘역직구’ 시장 흔드나

입력 : 2025-01-21 06:00:00 수정 : 2025-01-20 18: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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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이커머스 입지 위축 우려

알리익스프레스 ‘글로벌 셀링’
국내 中企·소상공인 제품 팔아
참여기업 5년 수수료 등 면제
한류 이용해 시장 경쟁력 높여

국내 이커머스 시장 흐름 소외
“해외 마케팅비 막대 엄두 못 내
민·관협력으로 해외 진출 절실”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가 초저가 상품 판매 전략으로 국내 시장에서 덩치를 키운 데 이어 판매자가 해외시장에서 상품을 직접 파는 ‘역직구’ 시장에 대한 국내 투자를 본격화했다. 글로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류 상품 판매자를 유치해 해외시장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해외시장 존재감이 미미한 국내 이커머스가 역직구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해외시장에 물건을 팔 수 있게 지원하는 ‘글로벌 셀링’을 본격 시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우선 미국과 일본, 프랑스, 스페인을 겨냥해 상품을 판매하고, 앞으로 판매 국가와 지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 화장품과 패션, K팝 등 해외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상품군에 주력해 유치할 계획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에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등 한국 판매자 입점에 힘을 쏟고 있다. 참여 기업에 5년간 수수료를 면제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무료 번역 서비스도 제공한다.

가성비 상품으로 내수 시장 점유율을 높인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가 질 좋은 국산 상품을 확보해 국내외 시장을 노리는 등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은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결정했는데, 이는 한국 강소기업 확보에 힘쓰던 알리익스프레스 전략과도 맞아떨어진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초저가 전략으로 존재감을 키웠지만 짝퉁·유해물질 논란 등이 제기돼 왔다. 협업 등을 통해 우수 상품 판매자를 끌어오고, 이들의 해외진출을 도와 시장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전략으로 C커머스는 내수시장 점유율을 올렸다.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굿즈·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까지 알리익스프레스 월평균 이용자는 848만명, 테무는 721만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68%, 179% 급증했다. 11번가와 G마켓 이용자가 같은 기간 각각 -15%, -14%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내수시장에서 C커머스의 거센 추격을 받는 국내 이커머스의 해외시장 존재감은 미약하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해 8월 발간한 ‘역직구 수출 시장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소비자가 최근 가장 많이 이용한 이커머스는 중국의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와 미국의 아마존·이베이였다. 동남아시아 1위 이커머스 ‘쇼피’도 K뷰티 판매자를 모집하는 등 해외시장을 넘보고 있다.

반면 G마켓과 SSG닷컴, 롯데온 등은 국내 이용자가 대부분이다. 대만 시장에 뛰어든 쿠팡도 사업 초기 단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역직구 시장을 노리려면 해외 마케팅 등 상당한 비용이 필요한데 공격적으로 운영하기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류 열풍이 거세지만 정작 국내 이커머스는 시장 흐름에서 소외되고 해외 이커머스 배만 불리는 구조라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이커머스가 내수용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역직구 시장은 최근 10년간 계속 성장해 왔다. 한국의 역직구 금액도 2014년 6791억원에서 2023년 1조6972억원으로 150% 가까이 급증했다.

김나율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준을 충족하는 양질의 우수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내 영세 판매·제조업체가 해외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민관이 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우 아주대 교수(경영학과)는 “내수에서부터 국내 업체들이 해외 업체들에 밀려 여유가 줄어든 게 문제”라면서도 “내수시장이 쪼그라들고 있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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