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하려면 식후 10분간의 가벼운 운동이 ‘효과적’
#.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평소 단 음식을 좋아해 점심식사 후 디저트로 케이크를 자주 먹는다. 최근 건강검진에서 혈당 수치가 경계 수준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그는 연속혈당측정기를 착용해 혈당 변화를 추적해보기로 했다. 측정기를 착용한 첫날, 김 씨는 점심으로 파스타를 먹고 평소처럼 케이크를 디저트로 먹었다. 이후 혈당 그래프를 확인한 결과, 식사 직후 혈당이 급격히 상승해 약 200mg/dL까지 치솟았다가 한두 시간 후 빠르게 하락하는 뾰족한 ‘산(山)’ 모양의 그래프가 나타났다. 이는 혈당 스파이크 현상으로, 단 음식을 섭취한 직후 혈당이 급상승했다가 인슐린 분비로 인해 급격히 하락한 것을 보여준다.
혈당 스파이크는 혈당이 급격히 상승했다가 다시 급격히 하락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 현상은 혈당의 변동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간과되기 쉽다.
연속혈당측정기를 활용하면 혈당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혈당을 5분 단위로 측정해 그래프로 나타낸다. 이때 그래프에서 산처럼 뾰족하게 솟은 모양이 보인다면 이는 혈당 스파이크를 의미한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혈당 스파이크는 음식 섭취 순서와 식습관을 조절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샐러드, 나물 반찬과 같은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브로콜리·시금치·양배추)를 가장 먼저 먹는다. 섬유질은 소화 속도를 늦추고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채소를 섭취한 후 단백질(닭고기·생선·달걀·두부)과 건강한 지방(아보카도·견과류·올리브오일)을 먹는다. 단백질과 지방은 포만감을 유지하며 혈당 변동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밥, 면, 빵과 같은 탄수화물은 마지막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탄수화물의 소화와 흡수가 서서히 이루어져 혈당 급등을 방지할 수 있다. 식사 전에 물을 한 잔 마시고 천천히 음식을 씹으며 먹는 것도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아침 건강 주스로 여겨지는 과일과 채소를 간 음료는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할 수 있다. 주스를 만들 때 섬유질이 파괴되어 흡수가 빨라지며, 과일을 다량으로 사용할 경우 당분 섭취가 과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일은 소량만 추가하고 섬유질이 유지되도록 블렌더로 거칠게 갈아 마시는 것이 좋다. 견과류, 아몬드, 요거트 등 단백질을 첨가하면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하려면 식후 10분간의 가벼운 운동이 효과적이다. 걷기 운동은 큰 근육을 사용해 혈당을 에너지로 소비하도록 돕는다. 연구에 따르면 식후 걷기는 혈당 조절에 특히 유리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가수 김종국은 아침 식사로 빵을 먹는 것에 대해 “혈당 스파이크가 온다”며 경고한 바 있다. 이는 빵이 혈당지수가 높은 정제 탄수화물이기 때문이다. 혈당지수(GI)는 음식의 탄수화물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수치로, 70 이상은 고혈당 식품으로 분류된다. 흰 빵의 혈당지수는 약 70.7로 높은 편이다.
혈당이 급격히 증가하면 인슐린 분비가 증가한다. 이후 혈당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허기를 느끼고 식욕이 증가한다. 결과적으로 과식과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침 식사로 빵 대신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나 단백질을 포함한 식단을 선택하는 것이 건강에 유익하다.
혈당 스파이크는 단순히 혈당의 일시적 변동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하려면 올바른 식사 순서와 섭취 방법, 식후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천천히, 순서를 지켜 먹기”라는 작은 습관이 건강한 혈당 관리의 시작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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