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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조금 망한 사랑』 김지연 “불우한 세상,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말도 함부로 하지마” [김용출의 문학삼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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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1-25 08:00:00 수정 : 2025-01-24 14: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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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좋아해? 어떤 곳을 가보고 싶은 거야?” 어느 날 친구와 만나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갔던 곳 가운데 좋았던 곳은 어디인지를.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는지를.

 

“사실 요즘 좋아하는 게 뭔지도 모르겠고, 그냥 요즘 뜨는 여행지를 찾아갈 뿐이야.” 한참을 이야기하던 친구가 미적지근하게 말했다. 평소 여행을 자주 다니는 친구였는데, 맥이 탁 풀리는 의외의 반응이었다.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사진=허정호 선임기자a

아니,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면서 왜 그렇게 열심히 여행을 다닌 거지? 소설가 김지연은 친구와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문뜩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서 하는 게 아니라 주위 분위기 때문에 선택하고 결정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어떤 인물이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선택의 기로에서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이 아닌 주변의 분위기에 따라서 전형적인 결정을 내리는 사람. 정말 원하는 것이 아니면서도 어떤 일을 하고, 분위기에 따라서 직업을 선택하며, 크게 원치 않으면서도 결혼을 하는.

 

“주변을 살펴보면 분위기나 유행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 것 같았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하기보다는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선택하기도 하죠. 심지어 자신이 하는 일을 진짜로 원하는 것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채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고요. 이런 방식으로 전형적 삶을 선택을 하면서 살아온 사람이 이 경로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리하여 전형적 삶을 추구했던 여성이 자신의 인생 경로에 비로소 의문을 품기 시작한 비범한 순간을 예리하게 포착한 단편소설 「좋아하는 마음 없이」를 지난해 여름 발표했다. 소설은 여성 안지가 남편 현수의 불륜으로 아이를 빼앗기고 이혼한 지 10년 만에 남편과 불륜을 저질렀던 여성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전형적 삶이 주는 안정감을 추구했던 안지는 연애나 취직, 결혼 등 남들이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 모두를 열심히 했지만, 아이가 막 돌을 지난 무렵 바람난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요구받았다. 안지는 여성으로부터 아이 양육비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남편의 사망 보험금 처리를 고민하면서 비로소 자신의 삶과 사랑을 되짚어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남편과 그 여성의 삶과 사랑도.

 

“생각해보면 이혼해달라고 말할 때도 여자와 남편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산뜻한 방법을 선택했다. 그런 사람들이었다.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잘 알고 솔직한 사람. 숨기느니 차라리 정면돌파를 선택하는 사람. 그래서 뻔뻔할 수 있는 사람.”(158쪽)

 

소설가 김지연이 「좋아하는 마음 없이」를 비롯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발표한 단편소설을 묶은 두 번째 소설집 『조금 망한 사랑』(문학동네)을 펴냈다. 소설집에는 2024년 ‘올해의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반려빚」과 2022년 이효석문학상 우수작으로 선정된 「포기」 등 9편의 단편이 수록돼 있다. 사랑과 빚, 마음과 노동, 청춘과 재해⋯. 우리 시대 청년 세대를 관통하는 핵심 이슈와 정서, 감정이 특유의 꾸밈없는 솔직함과 담백한 유머로 펼쳐져 있다.

 

첫 소설집 『마음에 없는 소리』로 일약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2위에 꼽혔던 젊은 소설가 김지연이 묘파한 우리 시대 청춘들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왜 우리 시대 청춘들을 그렇게 그려야만 했을까. 그의 작가적 여로는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김 작가를 지난해 연말 서울 용산 세계일보 사옥에서 만났다.

 

―주인공 안지에게서 요즘 젊은이들의 어떤 모습이 엿보이는데.

 

“조금 막장드라마 같은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남편은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여자를 찾았다며 불륜을 한다. 정말 좋아했는지도 잘 모르면서 결혼했던 안지는 자신과 결혼했으면서 어떻게 다른 여자가 좋다는 확신을 가지고 이혼할 수 있을까 하고 약간 의문을 품게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안지라는 인물은 감정 폭이 그리 크지 않아서 조금 차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녀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장면을 그리진 못했다. 그래도 인생 여정을 지나가면서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살아가게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결론에 약간 담으려 했다.”

 

―남편과 불륜을 저지른 여성의 인간적인 모습 역시 인상적인데.

 

“사실 구체적인 사랑을 그리진 않았다. 예상되는 여러 문제를 좀 피하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불륜이지만, 바람처럼 끝나는 관계가 아니라 그냥 잘 살게 만들어 주자고, 완전히 비난받거나 부정적인 일로 그리는 것보다는 다른 삶을 찾아 떠나는 쪽으로 그리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또 안지와 조금 대비되는 인물로 그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안지는 자신이 무엇을 진짜 원하는지 잘 모르지만, 그 여성은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좋아하는 게 뭔지 확신에 차 있는 인물로 그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작가 자신은 안지와 그 여성 가운데 어떤 인물과 더 비슷하다고 생각하는지.

 

“소설에 저의 고민도 많이 들어가 있는 것 같다. 요즘 좋아하는 것도 뭔지 모르겠고 요즘 뜨는 여행지를 그냥 찾아갈 뿐이라는 친구의 이야기에 그냥 남들 따라서 여행 가는 게 무슨 재미가 있나, 라고 생각했다가 그럼 나는 뭐 다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나는 얼마만큼 주체적으로 살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그래도 닮은 인물을 굳이 선택한다면) 어떤 것을 쟁취할 수 있는 사람, 원하는 것을 가지려는 사람이 되고 싶다(웃음).”

 

소설집을 여는 단편은 이효석문학상 우수작인 「포기」다. 작품은 ‘나’(미선)가 사촌 호두와 많은 이들에게서 돈을 빌렸다가 사라진 전 남친 민재를 돈을 빌려준 호두와 함께 찾아 나서면서 시작한다. 나중에 연락이 닿은 민재는 호두에게 돈을 얼마간 갚아 가지만 다시 사라지고 만다. 소설은 마지막에 민재에 대해 기대하면서도 포기하려는 나의 미묘한 마음을 포착한다.

 

“이불을 개면서 더는 만나지 않는 친구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해한다.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었던 사정은 조금 나아졌는지, 모두에게 상처를 주며 잠적해야만 했던 일에서는 벗어났는지, 무슨 일을 하며 사는지, 잘 지내는지, 건강한지, 아픈 덴 없는지, 아무리 고심해봐도 나로서는 그런 질문들에 답을 내릴 수 없고 그 답을 아는 사람들이 그의 곁에 있기를 바라다가도 이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저어버린다.”(38쪽)

 

―이 작품은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친구와 대화하면서 힌트를 얻었다. 친구가 자주 쓰던 말버릇 가운데 그렇게까지 해야겠느냐, 고 말하는 게 있다. 그러니까 친구는 농담 삼아 무슨 일을 이야기하면 그렇게까지, 라고 말하는 버릇이 있었다. 어느 날 이 표현을 소설의 한 장면으로 넣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그 즈음에 미세먼지 상태를 꾸준히 확인했는데, 계속 최악만 이어지니까 나쁨 정도만 돼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러면서 지금은 보통의 꿈도 이루기 쉽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는 생각도 들더라. 이런 장면들이 연결되면서 소설이 됐다. 우리가 성실하게 살지 않는 것도 아닌데, 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점점 더 나빠지는 걸까. 왜 나쁨 정도에서도 만족하게 된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쓰기 시작했다.”

 

―독자와 나누고 싶었던 부문은.

 

“화자인 미선이나 사촌 호두가 과연 민재를 포기한 것일까, 하는 생각도 했던 것 같다. 두 사람이 끈덕지게 민재를 찾으려 했던 것도 관계에 대한 희망을 놓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기도 했을 것이다. 본인들이 결정을 내려 포기했다기보다는 포기를 당한 것에 가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 세대는 어느 세대보다 고학력에 힘겹게 노력하는 세대들인데도 뭔가 응답받지 못한다고 느끼거나 안 될 것이라는 메시지가 느껴지기 때문에 어느 순간 체념하거나 손을 놓아버리는 일도 있는 것 같다. 마지막 문단을 쓸 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냥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과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하는 복잡한 심정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으로 마지막 문단을 썼던 것 같다.”

 

올해의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반려빚」은 애인에게 빌려준 대출금이 오롯이 자신의 몫이 된 정현의 이야기다. 정현은 전세 사기를 당한 연인 서일을 위해 은행에서 큰돈을 대출받아 빌려주지만, 서일이 헤어진 뒤 연락마저 끊으면서 빚을 떠안게 되는데.

 

“빚이야말로 정현이 잘 돌보고 보살펴 임종에 이르는 순간까지 지켜봐야 할 그 무엇이었다. 빚 역시 앞으로 수년간은 정현의 옆자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고, 정현이 죽었나 살았나 그 누구보다도 두 눈 부릅뜨고 계속 지켜볼 것이다. 빚이야말로 정현의 반려였다.”(79쪽)

 

―이 소설은 어떻게 나왔는가.

 

“팬데믹이 소강 국면이던 2021년이 거의 끝날 무렵,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일들이 많았다. 이때 앞으로 살아가면서 내 곁에 남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하고 생각했다. 남은 게 거의 없고 빚밖에 남지 않을까 생각이 들면서 반려빚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올렸다. 반려빚을 제목으로 소설을 쓰기로 생각하고,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빚만 남은 인물, 그래서 빚을 반려로 살아가게 된 사람은 그려보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빚 또한 예전에 반려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남기고 간 것이면 어떨까, 하고 생각이 번져갔다.”

 

―작가에게도 빚이 반려인지.

 

“개인적으로 집도 차도 없어서 빚이 거의 없다. 주위에 집을 사는 친구들이 있는데, 대부분 대출을 껴서 사기에 정년할 때까지 갚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거의 전생에 걸쳐서 갚아야 하는 일이 된 것이다. 그런 면에서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포기」와 「반려빚」을 비롯해 여러 작품에서 돈 문제가 나온다.

 

“채무 관계가 있는 인물들을 그린 것은 아마 제가 돈 생각을 너무 많이 했기 때문인 것 같다. 또래 친구를 만나서 이야기할 때면 돈 이야기가 화두레 오르지 않은 일이 거의 없다. 돈이 끼어들 수 없을 것 같은 관계에서도 돈 문제로 어그러지는 경우가 많다. 거액이 아닌 소액에도 관계가 어그러지기도 하고 하는데, 그런 관계를 한번 그려보고 싶었던 것 같다.”

 

작가 김지연 /2024.12.04 허정호 선임기자

―이번에 두 번째 소설집인데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이번 소설집에는 확실히 돈이나 관계 등을 많이 떠올리며 썼던 것 같다. 극적인 사건보다는 일상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에 약간의 드라마를 넣어 쓴 이야기가 많았다. 제 세대나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고, 약간 다른 어떤 장면을 발견할 수 있다면 좋겠다. 저나 주변 친구들로부터 아이디어나 장면을 얻는 편이어서 자연스럽게 공감할 여지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는 것 같다.”

 

중키의 소녀는 초등학교의 방과 후 수업으로 글짓기반에 들어갔다.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고, 학생기록부에 말이 없음이라는 평가가 적히곤 했던 내성적인 그였다. 그런데 글짓기반은 의외로 그와 잘 맞았다. 이미 좋아했던 책 읽기도, 글을 써서 선생에게 보여주는 것도 좋았다. 글짓기반 강의를 맡았던 선생은 동화 작가였다. 소설가 김지연에게 문학의 씨가 뿌려지던 순간이었다.

 

거제 장평초등학교 시절 글쓰기의 재미를 느낀 이래, 그는 이야기를 쓰는 사람,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장래 희망을 쓰는 란에는 동화 작가라고 적었다. 중고등학교 때에도 책 읽기를 좋아했고,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 역시 여전했다.

 

명지대 국문과 재학 시절에는 시 공부를 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소설 습작을 써서 신춘문예에 응모하기도 했다. 한동안 직장을 다니다가 제대로 공부해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2015년 한예종 서사창작과에 입학한 이래 습작을 본격적으로 썼다.

 

1983년 거제도에서 조선노동자 아버지와 가정주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지연은 2018년 단편소설 「작정기」가 문학동네신인상에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장편소설 『빨간 모자』, 중편소설 『태초의 냄새』, 소설집 『마음에 없는 소리』, 『조금 망한 사랑』 등을 발표했다. 김만중문학상 신인상, 이효석문학상, 젊은작가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작품 세계를 조금 소개해준다면.

 

“제 단편소설의 경우 주로 일상적인 이야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쓰는 편이다. 그래서 ‘일기스럽다’거나 ‘에세이스럽다’는 리뷰가 많은 것 같다. 특별한 사건이랄 것도 없고 일상의 이야기에서 약간의 이벤트 같은 것들을 섞어 우리 주변에 있을 것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그린다. 인물이 어떤 순간에 어떤 감정을 갖는지를 많이 쓰는 것 같다.”

 

―소설쓰기에서 좀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나 방법이 있다면.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장면이 매끄럽게 이어지면서 어떤 사람에 대한 가치 판단을 내릴 때 나쁘다 옳다고 판단을 내리기보다는 왜 이랬을까 또는 이럴 수도 있겠다, 하는 마음을 가져볼 수 있는 이야기가 됐으면 좋겠다.”

 

인터뷰 내내 그는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을 차분하게 들려주었다. 마치 자신의 소설처럼, 낮은 목소리로.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다음 날이라서 계엄 이야기도 조금 나눴는데,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기 위해서 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얼척 없는 비상계엄에 대해선 ‘에라 모르겠다 계엄’이라고 부르며 함깨 조소하기도.

 

보통 자정 무렵에 자는 그는 오전 8시쯤 일어난다. 낮에는 문학서적을 출간하는 출판사에서 일을 하고, 주로 주말에 글을 쓴다. 급한 마감이 있으면 저녁에 쓰기도 하고. 요즘에는 점점 체력이 쇠하는 느낌도 든다. 예전에는 카페에서 주로 썼지만, 요즘엔 그냥 집에서 쓴다.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자주 산책을 갔던 소설가 김지연은 요즘에는 주로 뜨개질을 한다. 그리하여 뜨개질을 하면서 마음속으로 소설과 인물을 부지런히 굴리고 엮을 것이다. 한 바늘에는 불운과 함께 사는 민재의 슬픔을. 또 한 바늘에는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지, 라고 다짐하는 미선의 결의를. 또다른 한 바늘에는 자신의 불운에 끝내 울어버린 호두의 마음을. 우리 시대 불우한 청춘들과 그들의 눈물, 눈물을⋯. 

 

“민재가 말한 평범한 삶이란 불운과 함께하는 삶이었다. 살면서 한두 개의 불운이란 없을 수가 없으니까 그것이야말로 평범한 삶이었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지. 그날 호두가 민재에게 끝없이 전화를 걸다가 연결되지 않자 끝내 울어버리는 것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다.”(25쪽)


김용출 선임기자, 사진=허정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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