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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배 대신 성장 강조한 이재명 ‘말 바꾸기’ 논란

입력 : 2025-01-26 17:41:57 수정 : 2025-01-26 21: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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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대한 인식도 과거 발언과 ‘온도차’
정치권 “입장 변화” “포퓰리즘” 엇갈려

李 “2월 모수개혁 입법”… 이슈 선점 시동
野 잠룡들 ‘李 일극체제’ 반기 존재감 부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대선 ‘3수 도전’을 앞두고 또다시 ‘기본소득 딜레마’에 빠지게 될까. 당 강령에 ‘기본사회 건설’을 명시했던 그가 정작 조기 대선이 유력시되는 탄핵정국이 되자 분배 대신 성장을 강조하면서 ‘말 바꾸기’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이 대표의 발언이 과거와 온도차를 보여 장차 대선 후보로서의 신뢰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 안팎에선 26일 이 대표의 경제정책 기조를 두고 ‘입장 변화’냐 ‘포퓰리즘’이냐로 의견이 분분했다. 이 대표의 지난 23일 기자회견 발언이 발단이 됐다. 이 대표는 회견에서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중국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을 인용하며 기업 주도의 경제 성장을 강조했다. ‘탈이념’과 ‘실용주의’도 언급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가 방향을 튼 것 같다”고 말했다.

 

기본소득 관련 이 대표의 입장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대선 때도 있었다. 경기지사 시절부터 기본소득을 강조했던 이 대표는 정책의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일자 2021년 7월 “제1공약으로 할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더니 기본소득 재원 확보를 위한 국토보유세 신설을 제시했다. 지난해 8월엔 ‘기본사회 건설’을 당 강령에 못 박았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성장’을 강조한 것이다. 동시에 정부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촉구하고 있어 여권으로부터 ‘포퓰리즘’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의 ‘말 바꾸기’ 논란은 외교 분야에서도 제기됐다. 지난 대선 때 주한미군을 ‘점령군’이라고 했던 이 대표는 지난달 미 상공회의소 인사들과 만나선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나라가 미국”이라고 했다. 그는 또한 일본의 핵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집회 참석에 이어 단식투쟁을 불사했는데, 최근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일본대사를 만나선 “개인적으로 일본에 대해 애정이 매우 깊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24년 12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을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외교학)는 “그런 발언을 했다고 미국과 일본이 이 대표를 달리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불안정한 사람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정책을 바꾸게 된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니 유권자 설득이 안 된다. 실용주의가 아니라 ‘철학의 빈곤’이자 포퓰리즘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국민연금 모수개혁을 위한 입법을 2월 중 완료하라고 당에 지시하며 재차 이슈 선점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맞선 야권 잠룡들은 이 대표 중심 ‘일극체제’에 반기를 들며 ‘몸풀기’에 나섰다. 임종석 전 문재인대통령실 비서실장은 “혼자 모든 걸 다 잘할 수 없다”고 이 대표를 저격했다.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도 당의 신뢰성을 거론하며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배민영·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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