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임시 공휴일 지정으로 이례적으로 길었던 올해 설 연휴 기간, 전국 곳곳에선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를 비롯한 크고 작은 화재가 잇따랐다. 피살, 산업재해 등 사망, 대설로 인한 교통사고도 적지 않았다.
◆여객기 등 화재…큰 인명 피해는 없어
설날을 하루 앞둔 28일 오후 부산 김해국제공항 주기장에 대기 중이던 에어부산 여객기에 화재가 발생했으나, 불길이 삽시간에 번지기 전 승객과 승무원 176명이 비상 탈출에 성공해 인명 피해는 피했다. 기내 선반에 있던 보조 배터리가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정부의 합동 감식은 다음 달 초 이뤄질 전망이다.
28일 전북 군산시의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 나 50대 남성이 숨졌다. 대구시 중구의 한 여관에서도 화재로 70대 남성이 사망했다.
29일에도 울산시 동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로 50대 여성이 숨을 거뒀다. 이날 경기 김포시 한 돈사에선 화재로 돼지 300마리가 폐사했다.
◆노모 등 살인…외국인 근로자 사망·실종
60대 남성이 80대 노모를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도 있었다. 이 남성은 29일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노모의 얼굴을 수차례 때려 살해한 존속살인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돼 조사받고 있다.
26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에선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범인으로 추정되는 20대 남성은 발견 당시 의식이 있었으나 병원에 실려 가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피해 여성을 살해하고 자해한 것으로 보고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연휴에도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가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 25일 강원 원주시 석재 공장에서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20대 남성이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머리 등을 다쳐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졌다.
27일 전남 여수시 삼산면 손죽도 해상에선 어선에서 낙지 통발을 회수하던 인도네시아 국적 20대 남성이 바다에 빠져 실종됐다. 당시 이 남성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대설 피해도…고속도로 등 교통사고
26~29일 내린 대설로 인한 피해도 적지 않았다.
28일 충남 보령시 청소면 서해안고속도로와 전북 김제시 금구면 호남고속도로에서 추돌 등 교통사고가 발생해 각각 8명, 6명이 부상을 입었다. 같은 날 충남 공주시 유구읍 당진∼대전고속도로에선 탱크로리가 눈길에 미끄러져 전복돼 50대 운전기사가 다쳤다.
충남과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는 축사, 비닐하우스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신속한 피해 복구를 위한 ‘복구대책지원본부’ 운영에 들어갔다. 지자체별로 피해 신고를 접수해 현장 조사를 실시하되, 필요한 경우 정부 합동 조사를 거쳐 지원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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