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개통 기대감에도 시세 ‘뚝뚝’
재개발 기대감에도 매물 적체돼
“개발 호재만으로는 이제 가격 상승이 보장되지 않아요. 금리나 경제 상황 같은 거시적 요인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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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뜨겁게 달군 주요 호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아파트값이 하락한 지역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통계를 분석한 결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서 16곳의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서는 도봉구가 0.45%로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하락한 지역은 없었다.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곳은 경기와 인천 지역이었다.
눈길을 끄는 점은 개발 호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값이 하락한 지역이 많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산업의 최대 수혜 지역으로 꼽히는 평택시는 -2.93%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가 위치한 이천시는 아파트값이 3.69% 하락하며 수도권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평택시 고덕동 ‘호반써밋고덕신도시’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6억 원에 거래됐다. 이는 같은 해 4월 7억 4000만 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8개월 만에 1억 4000만 원가량 하락한 것이다.
반도체 산업 수혜 지역으로 기대를 모았던 용인시 처인구도 -0.82%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하락 지역에 포함됐다.
1기 신도시 재건축 대상 지역인 일산신도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산신도시가 위치한 고양시 일산서구와 동구는 지난해 각각 -2.59%, -1.28%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고양시 전체 아파트값도 0.13% 하락했다.
분당과 달리 일산은 신도시 재건축 기대감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서, 아파트 가격이 최고가 대비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후곡16단지’ 전용 71㎡의 경우 최근 4억 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2021년 최고가인 6억 6000만 원에서 크게 하락한 수준이다.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호재가 있는 지역도 집값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경기 파주시의 아파트값은 지난해 1.02% 하락했다. 서울과의 접근성이 개선된다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하락세를 보였다. GTX 호재로 주목받았던 인천 연수구도 상황이 비슷했다. 송도신도시가 위치한 연수구의 아파트값은 지난해 0.36% 하락했으며, 이는 인천에서 유일한 하락세였다.
연수구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는 2022년 12억 45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으나, 최근 6억 원대에 거래되며 반값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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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시장 침체와 공급 과잉이 겹치면서,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에서도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인구 이동은 4년 만에 증가세를 보였다. 서울 집값이 치솟으면서 10명 중 6명은 경기도로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2024년 국내 인구 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동자 수는 628만 3000명으로 전년 대비 2.5%(15만 5000명) 증가했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의미하는 인구이동률도 12.3%로 전년(12.0%) 대비 소폭 상승했다.
국내 인구 이동은 지난 3년간 감소세를 보여왔다. 2020년 773만 5000명이었던 이동 규모는 2021년 721만 3000명으로 감소한 뒤, 2022년 615만 2000명, 2023년 612만 9000명으로 하락했다.
이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이동이 활발한 20~30대 인구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3년에는 전세사기와 부동산 시장 침체가 겹치면서 4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인구 이동이 증가한 주요 원인은 주택 매매량의 증가다. 연령별로는 20대(23.9%)와 30대(21.0%)의 이동률이 가장 높았으며, 60대 이상에서는 이동률이 낮았다.
권역별로는 수도권(4만 5000명)과 중부권(1만 6000명)이 가장 많은 인구 순유입을 기록했으며, 반면 영남권(-4만 명)과 호남권(-1만 8000명)은 순유출을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전출자가 전입자보다 많아 4만 5000명이 순유출됐으며, 이들 중 61.3%가 경기도로 이동했다.
서울 집값이 다시 상승하면서 비교적 가격이 덜 오른 외곽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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