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출처·배치 시점은 언급 안해
“현대전 경험 쌓아 더 위협적” 강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이 러시아에 2만~2만5000명 규모 병력을 추가 파병할 것이라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군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결국 전선에서 후퇴했다는 추측이 이어졌지만 오히려 전투 경험을 기반으로 전력 보강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다.
2일(현지시간) 키이우 인디펜던트와 RBC 등 우크라이나 매체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AP통신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결속이 강해지고 있다며 이같은 주장을 내놨다.
그는 “북한군이 최전선에서 철수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북한이 가까운 시일 내에 2만~2만5000명의 추가 병력을 이동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해당 정보의 출처와 추가 북한군의 배치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이들이 아직 전선에 도착하지 않았다는 점은 명확히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군 1차 파병군이 상당한 손실을 보고 후방으로 물러나긴 했지만 현대전 경험을 쌓아 위협적 존재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과 역내의 많은 국가에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1만1000여명 규모의 병력을 러시아에 파병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점령 중인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전선에 배치됐으나 상당한 피해를 입고 최근 후방으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 당국은 북한군 사상자와 실종자가 4000명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이번 발언은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적 밀착 강화 흐름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러시아가 이란, 북한과의 동맹을 공식화하는 양상을 보이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러시아는 이란, 북한과의 동맹 관계를 공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전에도 기술과 무기 등을 주고받는 관계가 있었지만, 이제는 적극적으로 이를 구매해 전쟁에 투입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세 나라는 핵보유국이란 점 외에도 매우 갈등 지향적이고 평화를 지향하지 않는다”면서 “사실상 미국에 대항하는 동맹을 결성했고 이는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공세를 개시해 러시아와 북한군 장교 다수를 사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어제(지난달 31일) 러시아 쿠르스크 방면 중앙지휘소를 타격했고 러시아와 북한 핵심 장교들이 사망했다”면서 “우리 쪽은 미사일과 여러 유형의 무기를 썼고, 그들은 수십명의 장교를 잃었다”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