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시험 앞둔 경감 이하 불만 고조
국수본부장 임기도 3월 말 만료
직원사기 저하 속 수사공백 우려
12·3 비상계엄 사태로 경찰 정기인사가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일선 경찰관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승진시험을 앞둔 경감 이하 계급들은 시험 준비를 걱정하고 있고, 총경 이상 계급의 경우 한 해 두 차례 인사를 통해 업무공백을 최소화했지만 올해는 한꺼번에 직책이 다 바뀌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전국 수사 경찰을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장의 임기도 51일밖에 남지 않아 수사공백 가능성도 지적된다.
4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 정기인사는 통상 12월 총경 이상 인사를 시작으로 일선 경찰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올해는 12·3 비상계엄 사태가 터지고 인사 결정권자인 조지호 경찰청장까지 내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아직도 인사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승진시험을 준비 중인 경감 이하 계급은 시험 일정조차 나오지 않은 탓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 경찰관은 “지난해 인사고과까지 나온 상황에서 업무 동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전날 이 같은 지적에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며 “현행법상 경정 이하 인사는 1~3월 사이 마무리하도록 돼 있는데 거기에 맞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총경 이상 계급의 경우 1년에 절반씩 인사를 통해 업무공백을 최소화했지만 이번 인사가 미뤄지고 6월에 인사가 날 경우 대폭 인사가 불가피해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 3만 수사경찰을 총괄하는 우종수 국수본부장의 경우에는 3월28일 퇴임할 예정이다. 우 본부장의 퇴임 후에는 윤승영 수사기획조정관이 직무대리를 맡게 되지만, 윤 조정관을 비롯한 주요 국수본 간부들이 체포조 운영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수사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대행은 “국수본이 수사하고 있는 것이 많고 엄중한 시기여서 아직 인사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웅혁 건국대 교수(경찰학)는 “경찰 조직은 정치적 외풍에 취약한데 수장이 없으면 눈치 보기가 더 심해질 것”이라며 “소극적인 수사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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