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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맨스 아닌 삼각관계’… 트럼프 2기 북·미 대화 더 복잡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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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04 20:56:24 수정 : 2025-02-04 20: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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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군사 협력을 하고 있는 북한과 러시아가 경제·학술·문화 분야 등으로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북·러 관계가 향후 북·미 대화 국면에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브로맨스’로 표현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양자관계가 주목받은 트럼프 1기 때와 달리 이번엔 두 사람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삼각관계가 북·미 대화 재개 여부와 내용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북한은 최근 러시아와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과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신호에 반응하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북한 관영매체 노동신문은 4일 러시아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소식을 3건 보도했다. 김일성종합대학 방러단의 귀국 소식과 ‘민용항공대표단’의 러시아로의 출국 소식, 연임에 성공한 벨라루스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이 축전을 보냈다는 소식이다. 

 

벨라루스는 대표적인 친러시아 국가로, 지난해 들어 부쩍 북한과 관계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달 북한이 벨라루스 측에 정상회담을 제안했다는 보도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부인하며 엇박자를 노출하기도 했지만, 김 위원장이 이번 축전을 통해 양국 친선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북·러 정상회담 때 합의한 두만강 자동차 교량 사업이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러시아 매체 인테르팍스를 인용해 러시아 정부가 북·러를 연결하는 두만강 자동차 교량의 설계·건설 계약을 자국 건설회사인 톤넬유즈스트로이와 체결했다고 전했다. 

 

해당 교량 건설은 북·러 간 경제 협력을 가속화하는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교량을 건설하면 북·러 사이에 현재보다 더 많은 물동량을 더 빠르게 운송할 수 있고 김 위원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RFA와 인터뷰에서 “새로운 다리를 건설하는 것은 러시아가 북한과의 무역을 직접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며 “이것이 북한(무기 공급)에 대한 부분적인 대가라는 점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북·러 관계의 밀착이 향후 북·미 대화 재개 시점이나 의제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북한은 미국과 러시아 모두에게 몸값을 불리며 양쪽으로부터 이익을 취하려 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우선순위로 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도 북·러 관계를 의식하며 북한을 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미국은 북·러 밀착이 우크라이나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따질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빨리 종식시키려는 전략적 관점에서 한편으로는 러시아와 대화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과 대화하며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해 12월 언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이 개입하면 매우 복잡한 요소가 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변수로 북한을 꼽은 바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입장에선 미국과의 관계가 불확실한 현 상황에서 기존 스탠스의 수위를 조절하는 것보다 러시아와의 동맹 조약에 충실하고 핵 무력을 고도화하며 트럼프 정부를 압박하는 게 최선”이라며 “러시아와 미국 모두로부터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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