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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생경제 팍팍한데 2%대로 뛴 물가부터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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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05 23:24:27 수정 : 2025-02-05 23: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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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5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5.71(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2% 올랐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석유류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7.3% 상승했다. 채소류(4.4%)와 축산물(3.7%), 개인서비스(3.2%) 가격도 비교적 크게 올랐다. 2025.02.05. ks@newsis.com

고환율에 물가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보다 2.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석 달 연속 높아져 5개월 만에 2%대로 올라섰는데, 지난해 7월(2.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공행진 중인 원·달러 환율이 유가 등 물가 전반을 끌어올린 결과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내수 부진에서 비롯된 경기침체에 더해 환율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까지 덮치는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으로 빠져드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특히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2.5%나 상승했다. 안 그래도 팍팍한 민생경제에 ‘장바구니 물가 주름살’까지 더해졌다. 기업들은 연초부터 원재료비 및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그 여파로 가공식품류 상승률은 지난해 1월(3.2%) 이후 가장 높은 2.7%로, 전체 물가를 0.23%포인트나 높였다. 탄핵정국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과도하게 올리거나 제품 용량을 줄이는 등의 편법은 없었는지 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

더불어 생산·가공·유통·판매 등에서 수요예측 실패나 매점매석 등 시장질서 교란행위는 없었는지 살펴봐야 하겠다. 1월 35.4%나 오른 마른김은 1987년 11월(42%) 이후 37년2개월 만에 최대 상승했으나, 원료인 물김은 남아도는 바람에 가격 급락에 그치지 않고 폐기되는 실정이다. 작년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물김을 위판한 전남 진도에선 올해 1000t 넘게 경매에서 유찰돼 바다에 버려졌다.

앞으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가 본격화돼 수입물가가 더 상승하거나 국내 추가경정예산 편성, 금리 인하로 인플레이션 심리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 물가를 안정시켜 민생경제 회복을 기하려면 환율 고삐도 좨야 할 것이다. 1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화보유액은 4110억1000만달러로 전월보다 45억9000만달러나 줄었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4000억달러는 지켰으나 2020년 6월(4107억달러) 이후 4년7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자극받은 환율 변동성 확대를 막으려고 외환시장에 개입한 결과 줄어든 것으로 보이는데, 월간 감소폭은 지난해 4월(59억9000만달러) 이후 가장 컸다. 내주 대통령 권한대행과 국회의장, 여야 대표가 참여해 개최되는 국정협의회에서 환율 방어를 비롯한 물가안정 방안도 논의돼야 할 것이다. 추경도 안건에 오를 터인데, 물가안정을 위해선 과도한 책정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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