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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데… 우리 동네는 왜 문 닫나요? [수민이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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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10 00:00:15 수정 : 2025-02-10 00: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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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수년간 사상 최대 이자 이익을 누리면서도 오프라인 영업점을 계속 줄이고 있다. 온라인 비대면 금융 확산과 경영 효율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8개 영업점을 다음 달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3월 7일 27개 점, 3월 31일 1개 점이 문을 닫고 인근 영업점과 합쳐질 예정이다.

 

은행권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년간 급증한 대출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이자 이익을 누리면서도 연초부터 오프라인 영업점을 대거 줄이고 있다. 연합뉴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대면 고객 상담 서비스의 품질을 개선하고, 더 쾌적한 환경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고 지점 통폐합 배경을 설명했다.

 

접근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용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반경 1㎞ 이내 거리의 영업점들과 통합한 것”이라며 “고객이 편리하게 대면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점심시간 집중 운영' 특화 점포를 최근 전국 41개로 늘렸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점포도 현재 82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점 축소는 KB국민은행만의 추세가 아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총 영업점 수는 2023년 말 3927개에서 9일 현재 3790개로 137개 줄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입출금과 대출의 상당 부분이 모바일앱·웹 등 온라인 비대면 채널로 이뤄지고 있어 효율성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 영업점 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은행 ATM기의 모습. 뉴시스

하지만 최근 은행들의 막대한 이익 규모를 고려할 때 오프라인 고객의 불편을 가중하는 영업점 축소가 필수적인 조치인지 의문스럽다는 지적도 많다.

 

최근 공시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순이익은 모두 16조4205억원에 이른다. KB·하나금융은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고, 신한금융도 2022년(순이익 4조6423억원) 당시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세후 3220억원)을 고려하면 사실상 작년 순이익이 가장 많았다.

 

순이익보다 이자 이익은 더 많다. 4대 금융의 지난해 이자 이익은 총 41조8760억원으로 전년(40조6212억원)보다 3.1% 또 불었다. 사상 최대 규모다.

 

저축은행권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점포 줄이기에 나섰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권에서는 18개 점포(출장소 포함)가 사라졌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서울 강남과 청담지점, 전북 전주지점을 폐쇄했다. OK저축은행은 인천 부평지점과 충북 청주지점을 정리했다. 오는 3월20일에는 전주지점을 광주지점으로 통합·이전할 예정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이용이 늘면서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이 크게 줄어 점포를 통폐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금융 접근성 제고를 위한 금융권 공감의 장’ 행사에서 “금융권이 디지털 전환과 비용 절감에 집중하며 물리적 점포 등은 축소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고령자·장애인·비도심 거주자 등 취약한 금융소비자의 금융거래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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