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02/09/20250209510597.jpg)
2022년 2월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판정 시비와 도핑 논란으로 얼룩졌다. 개막식 ‘한복 논란’에 점화된 한국 내 비난 여론은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대표팀에 대한 석연치 않은 실격 판정으로 중국 선수들이 결승행 티켓을 따내자 더욱 들끓었다. 당시 중국은 주한 대사관까지 나서 “일부 한국 언론과 정치인이 반중 정서까지 선동했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중국 현지 언론은 판정 논란 본질에선 비켜난 채 “대선이 치러지는 한국에서 민족주의 선동과 정치가 얽혔다”고 깎아내렸다.
기실 당시 우리 정치권은 중국 측에 반격의 빌미를 제공했었다. 대중 관계를 중시해온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선 후보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본지 인터뷰에서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영해 침범인데, 격침해버려야 한다”고 ‘폭탄 발언’까지 쏟아냈다. 당시 야당인 국민의힘은 ‘문재인정부의 대중 저자세·굴욕 외교’를 문제 삼았는데, 전반적인 양국관계에 대한 지적이라면 모를까 편파판정 시비와는 거리가 멀었다.
중국 하얼빈에서 동계 아시안게임이 한창이다. 잇단 금메달 낭보가 전해지는 가운데 판정 시비도 불거졌다. 지난 8일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귀화 전 임효준)이 반칙에 힘입어 한국 선수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땄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어 9일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선 중국과 몸싸움을 벌였는데 한국에만 페널티가 내려져 ‘노메달’에 그치자 뒷말이 무성하다.
앞서 ‘피겨 여제’ 김연아의 마지막 공식 무대가 된 2014년 2월 소치 올림픽에서도 주최국 러시아 선수에 대한 편파 채점 의혹으로 떠들썩했었다. 이에 대한체육회와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제소했으나 기각되자 깨끗이 승복했었고, 반러 정서로 비화하지도 않았다. 스포츠는 어디까지나 스포츠일 때 감동을 더한다. 비상계엄 사태로 조기 대선이 점쳐지는 마당에 탄핵 반대 진영을 중심으로 혐중 정서까지 거침없이 드러내는 작금이다. 3년 전과 달리 반중 정서에 편승하려는 구태는 반복되지 않기를…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