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한국 법인 웨일코코리아 설립
직원 채용… 물류시스템도 구축 준비
알리익스프레스 직진출 때 전략 답습
가성비 내세워 韓 시장 넓히기 공략
경쟁 치열… 국내 중소업체 더 힘들 듯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가 한국시장에 직접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경쟁이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이미 국내에 자리 잡은 알리익스프레스에 이어 테무까지 ‘초저가 전략’을 펼치면 국내 중소판매자와 중소제조사는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홀딩스(PDD) 자회사인 테무는 지난해 말부터 인사(HR), 총무, 홍보·마케팅, 물류 등 핵심 직군에서 한국인 직원 채용을 진행 중이다. 또 우리나라에 통합 물류시스템 구축을 준비하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현재 테무 상품은 CJ대한통운과 한진이 주로 배송하며 국내 배송 마지막 단계는 우리나라 물류업체를 통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본사가 공개 입찰을 통해 국내 주요 물류업체와 계약하는 방식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테무에 앞서 국내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중국계 온라인 쇼핑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도 비슷한 전략을 취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019년 처음 한국어 판매사이트를 열어 영업을 시작한 이후 2023년 8월 한국 법인인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설립하고 사무소 개설, 한국 직원 채용 등 현지화 절차를 밟았다. 테무도 이와 비슷한 과정으로 2023년 7월 한국어 판매사이트를 개설해 영업을 개시하고 지난해 2월 한국 법인인 ‘웨일코코리아 유한책임회사(Whaleco Korea LLC)’를 설립했다.
국내 전자상거래 플랫폼 이용자 수를 봐도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성장이 가파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파악한 추이를 보면 2023년 1월 월간 이용자가 227만명이던 알리익스프레스는 같은 해 10월 613만명으로, 지난해 5월에는 830만명으로 늘었다. 테무는 2023년 10월 월간 이용자 수가 266만명에 그쳤으나 지난해 5월에는 6개월 만에 797만명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테무 애플리케이션(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23만명으로 쿠팡(3302만명), 알리익스프레스(912만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테무가 한국 시장 직진출을 시도하는 배경에는 초저가 전략을 내세운 국내 점유율 증가에 더해 국내 판매자 확보를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계 플랫폼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한국은 유럽, 일본에 비해 아마존 점유율이 낮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한국 시장에서 저변을 넓힐 기회를 찾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티몬·위메프 사태’로 해당 플랫폼에 제품을 공급하던 국내 판매자는 판매 채널이 줄어든 상태인데 이 자리를 테무가 차지해 한국산 제품의 해외 판매 또한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해외 직구로만 판매되는 테무가 한국을 거점으로 생각하고 국내 제품을 해외로 판매하거나 아예 제조까지 하는 계획이 있을 수 있다”며 “테무나 알리익스프레스 입장에서는 한국이 판매자를 확보하기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플랫폼은 앱이나 서비스로는 이미 국내에 정착한 상태”라며 “테무의 국내 직진출이 현실화하면 이를 통해 대량으로 물건을 구해 오프라인 판매하던 중소 판매자나 국내에 저가로 판매하던 중소 제조업체에는 설 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직구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온 테무가 당장 생필품 판매까지 시장 깊숙이 들어오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초기에는 판매자를 대상으로 저가 입점 프로모션 등을 진행할 확률이 높지 단기간에 국내 플랫폼 시장 점유율 판도를 바꿀 만한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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