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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 학교 ‘급식실 산재’ 32%나 늘었다

입력 : 2025-02-13 06:00:00 수정 : 2025-02-12 16: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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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45건… 화상 50건으로 최다
처우 대비 노동강도 높고 위험
퇴직 증가 추세 속 인력난 심화

조리로봇 도입 학교는 1곳뿐
환기시설 개선도 소폭에 그쳐
市교육청 “추경으로 예산 확보”

지난해 서울 학교 급식 종사자들의 산업재해 발생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식 종사자 업계는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갈수록 구인난이 심각해지고 있는데, 서울시교육청이 대책으로 내놓은 ‘급식로봇’은 설치율이 10%에 그쳤다.

 

12일 서울시교육청 보건안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학교에서 발생한 전체 산재는 총 232건으로 2023년(167건) 대비 38.1% 늘었다. 3건(교육 행정기관)을 제외한 229건이 공립학교에서 발생했다. 직종별로 나눠 보면 급식, 시설관리, 미화, 통학차량보조, 기타직종(교원 및 공무원, 사서, 감사, 돌봄전담사 등) 중 급식 분야에서 발생이 가장 많았다. 2020년 34건에 불과했던 급식 분야 산재는 매해 증가해 지난해 145건을 기록했다.

한 초등학교 급식실 조리 공간이 정돈돼 있다. 연합뉴스

전체 산재를 재해 유형별로 보면 ‘화상’이 50건으로 가장 많았고, ‘넘어짐’(43건), ’물체에 맞음’(22건) 순이었다. 해당 통계는 근로복지공단에 접수된 것과 별도로 시 교육청이 자체 집계한 것이다.

급식 종사자들은 처우 대비 높은 노동 강도를 토로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영풍초등학교에 근무 중인 18년 차 조리 실무사 A씨는 3년 전 삶은 국수를 옮기다가 손에 3도 화상을 입은 일을 언급하며 “매 순간 위험에 노출되다 보니 일반식당에서 일하는 게 낫겠다며 나가는 사람이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조리 실무사 결원이 없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평균 결원율은 4.6%, 서울은 9.5%에 달했다. 퇴직자 중 자발적 퇴직 비율도 2022년 56.7%, 2023년 5.75%에서 지난해 60.4%로 높아졌다.

시 교육청은 지난해 대책으로 ‘급식로봇’을 내놨다. 조리 실무사 부족 문제가 급식 질 저하로 이어지자 추가경정예산 25억원을 투입해 서울시 내 학교 15곳에 로봇 15대를 보급하겠다는 것이다. 10곳에는 추경 예산을 들이고, 5곳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 공모사업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보급이 완료된 곳은 내곡중학교 1곳뿐이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예산 사정으로 1대 보급 예산(2억5000만원)을 제외한 예산은 반납했고, 대신 진흥원 공모사업으로 이달 안에 6개 학교(대현초·개포초·고일초·원촌중·영동중·진선여고)에 도입될 것”이라고 했다.

 

시 교육청은 올해 급식로봇 예산은 아예 편성하지 않아 유지 및 보수도 어려울 전망이다. 이재진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노동안전국장은 “효과성이 검증되지 않은 급식로봇에 애초부터 노동계는 반대했는데 결국 전시행정이었다는 점이 증명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 연합뉴스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사업도 지지부진하다. 시 교육청은 2023년 41개교를 시작으로 지난해 77개교, 올해 274개교의 급식실 환기시설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올해 관련 예산이 크게 줄어 실제 사업이 가능한 학교는 25개교에 그친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추경으로 예산을 추가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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