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대학가 “尹 탄핵 반대” 목소리 고개… 대자보 붙이고 부정선거 공방

입력 : 2025-02-12 18:10:00 수정 : 2025-02-12 22:47:13

인쇄 메일 url 공유 - +

서울대 게시판 찬반 대자보 뒤엉켜
상단에 붙이려 자리싸움도 치열
고려대 커뮤니티선 야권 비난글
연세대 “尹 퇴진” “반대” 동시집회

12·3 계엄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일제히 촉구했던 대학가에 탄핵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의 교내 게시판에서는 탄핵 찬반을 주장하는 이들의 대자보 경쟁이 벌어졌고, 학생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도 탄핵을 주제로 한 찬반 논쟁이 잇따랐다.

 

12일 취재진이 찾은 서울 관악구 서울대 내 법학전문대학원, 중앙도서관, 인문대학 게시판은 모두 수십 개의 탄핵 관련 대자보가 뒤엉켜 난장판인 상태였다. 법학전문대학원 게시판에 붙은 ‘(교내 광장) 아크로폴리스에서, 광화문에서 만납시다’라는 제목의 탄핵 찬성 집회 대자보 위로 ‘더불어민주당에서 탈출하자’는 탄핵 반대 대자보가 붙었다. 자신의 게시물을 상단에 붙이기 위해 치열한 자리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게시판 곳곳에는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의미의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도난을 멈춰라)’ 스티커로 탄핵 찬성 대자보를 가린 흔적들도 보였다.

1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인근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찬성과 반대를 주장하는 대자보들이 붙어 있다. 탄핵을 촉구하거나 부정선거 등을 주장하는 대자보와 스티커들이 뒤엉켜 있다.
최경림 기자

서울대 제64대 총학생회 ‘시그널’은 윤 대통령 퇴진 집회에 불참하려 했다는 것이 논란이 돼 사퇴 위기에 놓였다. 지난달 학생총회에서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집회에 참여하기로 의견을 모아놓고 총학생회장이 개인적 이유로 불참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부총학생회장은 총학 선거 과정에서 단과대별 득표 결과를 영남·호남과 비교해 지역혐오라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이에 일부 단과대 대표들은 총학에 대한 사퇴촉구안을 발의했다.

 

고려대는 지난달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8년 만에 학생총회를 소집하고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후속행동추진위원회’를 출범했다. 반면 고려대 서울캠퍼스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에는 야권을 비난하는 내용의 게시글이 전날 기준 공감을 10개 이상 받은 ‘핫게시물’로 올라오는 등 교내 탄핵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았다. 연세대에서는 10일 학생회관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비상계엄 직후 주요 대학들이 일제히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성명을 낸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학생들의 목소리도 다양하게 나뉘었다. 탄핵에 찬성한다는 서울대 재학생 A(21)씨는 “부정선거라고 믿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선거관리위원회가 적극적으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이재명이 싫어서 탄핵이 안 된다는 (반대 측) 주장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려대 재학생 홍모(28)씨는 “계엄 직후에는 탄핵 찬성 의견이 강했는데 지금은 아니다”라며 “에브리타임 등 온라인상에서 총학생회나 학생총회가 정치적 목소리 내는 것이 더는 다수 의견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중앙대 재학생 김모(25)씨는 “요즘에는 윤 대통령이 헌법 질서를 무너뜨렸나가 아니라 내란 여부에만 집중하는 것 같다”며 “정국이 장기화된 이상, 원칙을 지키는 선에서 다수당의 횡포, 대통령제의 한계 등 잘잘못을 세부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최항섭 국민대 교수(사회학)는 “대학생처럼 자유로운 생각을 해야 하는 나이에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면서도 “다만 대립하는 목소리를 혐오와 증오로 몰아가는 등 적대시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승진·장한서·최경림·정세진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츄 '상큼 하트'
  • 츄 '상큼 하트'
  • 강지영 '우아한 미소'
  • 이나영 ‘수줍은 볼하트’
  • 조이현 '청순 매력의 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