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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최고 경영자 샘 올트먼이 지난 4일 광폭 행보로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5일 인도로 떠났다. 스타트업과 테크기업 개발자, SK·삼성전자·카카오·게임사의 최고경영자, 일본에서 급거 날아온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Arm) 책임자, 국내 대기업 경영 후계자들 등 짧은 체류 동안 만난 이들의 면면이 AI처럼 넓고 집중적이었다. AI의 기술력, AI 서비스 대중화, 분야별 활용방안, 업종별 협력, AI 미래에 대한 논의를 위해 촘촘히 짜인 번개 같은 일정은 현재 AI가 지구상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엄청난 잠재력을 대변한다.
‘생성 AI’는 저널리즘과도 깊숙한 관련을 맺기 시작했다. 국내외 언론이 AI를 저널리즘 현장에서 유용한 도구로 이용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쏟고 있는 것이다. 자동기사작성, 기사 요약, 대규모 문서 자료 처리, 다국어 번역, 이미지 생성, 데이터 처리, 기사 유통 등 사례는 빠르게 증가 중이다. 현재 AI 이용은 ①언론사가 특별한 작업 없이 해당 완제품을 직접 구매하여 바로 기사 등의 제작에 활용 ②GPT 등의 기술과 기능을 구매하여 자신들이 생산하는 콘텐츠 성격에 맞게 개선하여 이용 ③오픈소스로 공개된 기술을 가져와 언론사 내부에서 직접 개발하여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적용(‘해외 언론의 생성 AI 활용 사례와 시사점’, 한국언론진흥재단 Media 정책 리포트, 2024년 6호)으로 유형화된다.
생성 AI 기술의 활용이 긍정적인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예를 들어 스웨덴 신문 ‘아프톤블라데트(Aftonbladet)’가 AI 기술을 이용하여 제공한 자동기사요약은 젊은 층 유입률을 27%가량 높였다. 또한 뉴욕타임스가 ‘NYT 브랜드매치(brandmatch)’의 생성 AI를 활용해 광고주의 광고 기획서 내용과 축적된 뉴욕타임스의 기사의 관련성을 분석한 후에 그 기사를 자주 읽는 독자들을 타기팅하여 광고를 전달했을 때, 광고 클릭률과 광고 주목도에서 평균을 상회하는 유의미한 효과가 있었다.
생성 AI의 출현이 저널리즘 생태계에 과거에는 불가능했을 엄청난 도움을 주는 도구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과 질을 획기적으로 증대하여 이용자와 정보의 관련성, 유용성, 흥미성을 높이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생성 AI의 활용이 자동으로 저널리즘의 책임과 역할을 보장하거나 높이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공동체를 형성하고 유지하며 발전시키는 ‘AI 저널리즘’과 ‘AI 저널리스트’ 교육을 서둘러야 한다.
김정기 한양대 명예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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