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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완공된 남산서울타워는 자체 높이 243m, 해발고도 479.7m인 한국 최초의 종합전파탑이다. 방송 송출이 이뤄지는 것은 물론 한강의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 발전상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관광명소다. 1958년 건설된 높이 333m의 도쿄타워도 제2차 세계대전 패전에서 부흥한 일본을 보여주는 랜드마크다. 연인원 22만명의 기술자가 수작업만으로 1년반 만에, 당시 최고 구조물인 에펠탑(324m)을 능가하는 높이로 완성해 ‘도시 전설’의 하나로 불린다.
한국과 일본을 상징하는 서울타워와 도쿄타워가 그제 오후 6시 동시에 불을 밝혔다. 서울타워 상단부에는 양 국기를 형상화한 빨간색, 파란색 등이 교차로 켜졌고, 하단부에는 ‘두손을 맞잡고, 더 나은 미래로’라는 슬로건이 밝게 빛났다. 도쿄 도심의 도쿄타워에서는 JAPAN, KOREA란 영문과 함께 태극기를 이미지화한 백·적·청등에 불이 들어왔다. 사상 최초인 서울·도쿄타워 동시 점등은 올해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는 첫 번째 공동행사다. 일본의 대표적 진보·보수 매체인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이 모두 어제 자 1면에 두 타워의 점등 사진을 게재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 행사에서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양국의 더 나은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일본 행사에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양국 국민이 서로 조금씩 사회와 문화를 알고 관계를 소중히 한 것이 한·일관계를 지탱해 왔다”고 수교 60주년의 뜻을 되새겼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의 불확실성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 정권의 불안정성 속에서도 우호를 향한 양국의 노력을 멈출 수 없다. 한·일에 대한 상대국 국민의 우호감 확산에도 일본의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문제에서 확인했듯이 양국 정부, 정치인의 그릇된 정책이나 언행으로 요동치는 것이 한·일 관계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은 미·캐나다 관계를 지리적 이웃이자 역사적 친구, 경제적 파트너로 규정한 바 있다. 서울·도쿄타워의 ‘우호의 빛’이 한·일 양국이 이웃이자 친구, 파트너로서 상호존중과 공동번영의 길로 나아가는 우호의 길을 밝혀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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