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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푸바오 한국 땅 밟나… ‘동물 상품화’ 반대 목소리도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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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17 20:10:40 수정 : 2025-02-17 20: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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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 판다 임대 추진
‘푸바오’ 경제적 효과 등 기대
동물단체 “판다는 상품 아냐” 비판

제2의 ‘푸바오’가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을까.

 

홍준표 시장 주도로 대구시가 중국으로부터 판다 임대를 추진하고 있다. 2020년 한국에서 태어나 지난해 중국으로 반환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를 그리워하는 국민들에겐 가슴 뛰는 소식이다. 다만 판다를 임대해오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는 일각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멸종 위기종인 판다를 경제적 이익을 위해 활용하는 것은 ‘동물 상품화’란 비판이 뒤따른다.

 

푸바오가 일반 관람객들을 만나는 마지막 날이었던 2024년 3월3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판다월드 실내 방사장에서 대나무를 먹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대구시에 따르면 홍 시장은 지난 3일 대구시청 산격청사 간부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홍 시장은 “대구 청두사무소 개소식을 계기로 대구대공원에 중국의 판다를 데려올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협의하고, 환경수자원국에서는 판다를 관리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도록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2027년 완공 예정인 대구대공원에는 기존 달성공원 동물원이 이전해 올 예정이다. 이곳으로 판다를 데려오겠다는 게 홍 시장의 뜻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1월31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2025년 제1차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홍 시장은 이전에도 판다 대여 의지를 수차례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대구대공원에 중국의 국보이자 한·중 외교의 상징인 판다 한 쌍을 데려올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앞서 대구대공원 착공식에서는 “시민 관심이 많은 판다를 들여올 수 있도록 중국과 잘 협의하겠다”고 했다. 기자 간담회에서도 그는 쓰촨성 방문 이야기를 하며 “성 관계자들에게 판다 대여를 요청했더니 쓰촨성 성장 권한이 아니라 중앙정부 권한이라 중앙정부만 오케이 하면 가져올 수 있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 등 대표단은 지난 10일 대구광역시 청두사무소 개소 후 다음 날 쓰촨성 정부와 청두시청을 방문해 판다 대여 방안 등을 재차 논의하고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랜드 관계자들이 푸바오의 한정판 굿즈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제공

홍 시장과 대구시가 이토록 판다 대여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푸바오 신드롬’에서 찾을 수 있다. 

 

2020년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처음 자연번식으로 태어나 2023년 4월 중국으로 반환된 푸바오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며 열렬한 사랑을 받았다. 2021년 일반에 공개된 이후 에버랜드 판다월드에는 550만명이 푸바오를 보기 위해 다녀갔다. 인형과 머리띠 등 400종이 넘는 푸바오 굿즈가 출시돼 약 270만개가 판매됐다. 다른 기업과 협업해 만들어진 각종 상품도 완판 행진이 이어졌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나는 날엔 6000명의 인파가 에버랜드로 모여 배웅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대구시는 판다를 데려오면 푸바오 사례처럼 지역민들은 물론,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 지역경제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대구시의 판다 임대 추진을 지역사회가 모두 반기는 것은 아니다. 동물보호단체 중심으로 살아있는 생명인 판다를 데려와 돈벌이나 홍보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최근 판다 임대 추진 관련 내용이 보도된 후 대구생명보호연대 대표인 임미연 대구 달서구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홍 시장은 대선을 위해서 판다를 이용하지 마시라”라고 비판했다.

 

임 의원은 “중국은 멸종위기종 보호를 이유로 판다 한 쌍당 연간 약 15억원의 임대료를 외국 동물원으로부터 받는다. 또 인공번식을 시도하며 판다들에게 고통도 주고 있다”며 “귀여운 외모의 판다를 전시동물로 상품화해서 이익을 얻는 구조는 동물복지 측면에서 나쁜 일이다. 판다는 상품이 아니라 생명으로, 고통을 느끼는 존재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2024년 4월 3일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시민들이 중국으로 떠나는 푸바오를 배웅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어 “전시형 동물원 대신 생태 동물원으로 전환을 고민하고, 동물원은 보호 동물을 더 늘리지 않고 기존 동물들의 복지를 고민하는 추세”라며 “홍 시장의 판다 발언은 시대에 역행하고, 오히려 시민들 인식과도 동떨어진다. 홍 시장의 관심을 끄는 방식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동물 상품화 논쟁도 있지만, 판다 임대는 애초에 국가 간 공동 연구 차원에서 접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판다가 야생에서 자력으로 살아가기 힘든 개체라고 본다면, 중국 판다기지보다 대구대공원이 더 판다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부연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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