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 만난 이복현 “조직문화 과감히 쇄신해 달라”

대형 금융사고에 ‘내부통제’ 거듭 강조
임종룡 우리 회장엔 “임기는 채우되
직 걸고 사태 정리·환골탈태” 주문
기업銀 부당대출 “책임 물을 것” 예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은행장들을 만나 반복되는 대형 금융사고를 막기 위해 “조직문화를 과감히 쇄신하고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를 구현해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금감원 정기검사로 2300억원의 부당대출이 적발된 우리은행에 대해서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직을 걸고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한편, 최근 240억원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IBK기업은행에 대해서도 큰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은행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20개 국내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책무구조도 도입 등 내부통제 체질 개선 노력에도 금융사고가 근절되지 못한 데 아쉬움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임 회장이 임기를 채우고 부당대출 문제를 직접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우리은행 내 파벌이 존재하고 내부통제가 흐트러진 상황에서 임 회장이 갑자기 빠지면 거버넌스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며 “임 회장이 사태를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임 회장이 임기를 지키고 거버넌스가 흔들리지 않는 게 좋겠지만 거꾸로 보면 회장이나 행장이 직을 걸고 체질 개선 및 환골탈태를 이끌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다만 “우리금융 거버넌스가 유지된 채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당위와 (우리금융이)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경영실태평가 도출 및 자회사 편입 문제 등은 원칙대로 엄정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기업은행 부당대출 문제에 대해서도 “끼리끼리 문화, 온정주의 문화, 외연 확장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은행권 부당대출이 심각한 만큼 금감원은 엄하게 들여다보고 더 큰 책임을 물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박미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