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내년 경제성장률을 1.8%로 전망했는데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구조 개혁 없이는 한국 경제가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인하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고도성장에 너무 익숙해서 1.8%라고 하면 위기라 말하는데, 우리 실력이 그 정도”라며 “구조조정을 안 하고 기존 산업에 의존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5%로 대폭 낮췄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8%로 기존 전망과 같게 유지했다.
이 총재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는 산업을 키우지 않고, 고령화되는 사회에서 해외 노동자도 안 데려오면서 1.8% 이상으로 성장하려면 재정을 동원하고 금리를 낮춰야 한다”며 “그러면 가계부채는 늘고 나라 전체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높이 성장하려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게 제가 계속해서 드리는 메시지”라고 했다.
이 총재는 미국 관세정책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금리는 단기적으로 고통을 약화해줄 뿐 산업 구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우리 정부가 가장 뼈아프게 느껴야 할 것은 신산업을 도입하지 않은 점”이라며 “창조적 파괴를 위해서 누군가는 고통받아야 하는데, 사회적 갈등을 감내하기 어려워서 이것저것 피하다 보니 새 산업을 도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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