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키어 스타머 영국총리와 정상회담에 앞서 밝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관련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독재자’라 불렀던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해 “내가 그렇게 말했던가”라면서 발뺌을 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영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여전히 젤렌스키 대통령이 독재자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내가 그렇게 말했던가? 내가 그렇게 말했다는 것을 못 믿겠다”라고 답한 뒤 “다음 질문을 하라”며 화제를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미국이 요구한 광물 협정의 조건이 무리하다며 서명을 거부한 젤렌스키 대통령을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후 양국의 이견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오는 28일 협정 서명식을 위해 미국을 찾는 상황이 되자 전 세계적으로 논쟁과 비판을 불렀던 문제의 발언을 눈도 깜짝하지 않고 뒤집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타머 총리와 기자회견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면 독재자라고 부른 것에 대해 사과하겠냐는 질문에 직답하지 않으면서 “난 그를 매우 존중한다. 우리는 그에게 많은 장비와 돈을 줬고, 그들은 매우 용감하게 싸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상대로 나선 스타머 총리는 분명한 의사를 밝히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타머 총리는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윈스턴 처칠 흉상이 올바른 자리에 돌아온 것을 봐서 참 좋았다”라고 밝혔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21년에 치운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흉상을 다시 갖다 놓은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스타머 총리는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합병’ 발언을 논의했냐는 질문에는 기자에게 “당신이 캐나다를 언급했는데 우리 사이에 존재하지 않는 분열을 찾으려는 것 같다. 우리는 가장 긴밀한 국가들이며 우리는 오늘 매우 좋은 대화를 했지만, 캐나다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