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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의도·계획 오판" 자책한 이스라엘군…휴전 2단계 돌입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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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3-01 09:06:02 수정 : 2025-03-01 09: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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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023년 10월7일 이스라엘을 급습해 저지른 잔혹 행위와 관련해, 이스라엘군이 정보 수집·분석과 대응 등에서 각종 오판과 결함이 있었음을 인정하는 분석을 내놨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참모본부 군사정보국은 전날 발표한 19쪽 분량의 보고서 요약본에서 하마스의 전략적 목표와 의사결정 프로세스, 작전계획에 관한 이해에 흠결이 있었다면서 “이스라엘군이 민간인을 보호하는 임무에 완전히 실패했다”고 결론 지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란과 헤즈볼라에 우선순위를 두고 하마스를 부차적인 안보 위협 요인으로 간주했다.

2023년 10월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습으로 이스라엘 가자지구 건물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특히 2007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로부터 가자지구 통제권을 넘겨받은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싸우는 것보다 통치 기반을 다지는 데 관심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마스는 이미 2016년부터 가자지구 국경을 돌파해 이스라엘 영토를 점령하고 대량 사상자를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 대규모 공격을 준비하기 시작했으나,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훈련, 작전계획 등에 관한 정보를 ‘오해’ 또는 ‘비현실적’이라고 치부했다.

 

군사정보국은 가자지구 전쟁 발발 몇 달 전부터 하마스의 계획이 단순한 희망 사항이 아니라 구체적인 작전 계획이라고 새롭게 평가하기 시작했으나, 이는 군 고위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하마스는 일부러 ‘평온을 추구하고 있다’는 인식을 퍼뜨리면서 몰래 군비 증강을 가속화했으며, 2023년 5월쯤 유대교 축제일에 ‘이스라엘 파괴를 위한 전면전’ 격화 목적의 공격 실행을 결심했다.

 

그 결과 2023년 10월7일 이른 시간 벌어진 수천 명의 중무장 하마스 대원들의 기습 공격에 전적으로 대비하지 못했다. 이스라엘군은 공격 규모와 격렬함에 허를 찔려 가자 국경 방위 태세가 수시간 만에 무너졌고 지휘통제 체계도 붕괴됐다.

 

보고서는 상황 인식의 결여, 병력 동원 지체, 부대 및 병기 능력 대비 부족 등으로 이스라엘군의 대응이 미비했다고 지적했다. 

 

하마스 급습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다음 주 물러나겠다고 밝힌 헤르지 할레비 참모총장은 언론 인터뷰 등에서 군의 실패를 인정하면서 “당시 통수권자였던 나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연합뉴스

이번 보고서 발표와 할레비 참모총장의 사임 등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총체적 안보·정보 실패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총리실 관계자는 “네타냐후 총리는 아직 조사를 받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역사상 최대 테러로 기록된 당시 하마스 공격으로 1200명 이상이 사망하고 251명이 납치돼 가자지구로 끌려갔다.

 

양측은 이어진 전쟁 발발 15개월 만인 1월19일 휴전에 돌입해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을 시작했다. 현재 이스라엘 인질은 현재 59명이 가자지구에 남아 있으나 이 중 32명은 이미 숨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휴전 1단계 종료(3월1일)를 앞두고 양측이 이집트 카이로에서 휴전 연장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매주 3명의 인질을 석방하는 대가로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주는 1단계의 연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반면 하마스는 기존 합의대로 휴전 2단계에 돌입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애초 합의에 따르면 2단계 협상에서는 가자지구에 남은 인질의 전원 석방과 이스라엘의 완전 철군을 포함한 전쟁 종식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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