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 61% “野정권교체 지지”
“정책 뒷받침 돼야” 지적도 나와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중도보수’라는 주장을 펴며 실용주의 전략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대표가 3일 재차 국민의힘을 ‘강경보수’ 또는 ‘극우’로 규정하고 중도층 선점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힘에 대해 “추구하는 가치도 없고, 필요해서 보수를 참칭할 뿐, 현실의 이익과 욕망을 위해서라면 ‘원수’도 영입하고 부모조차 내칠 극우 파시즘 정당”이라며 “국민의힘은 이제부터 불난 호떡집처럼 ‘윤석열 배신’을 두고 격론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을 극우로 규정해 고립시키며 민주당을 중도보수층까지 포용할 수 있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이 어느 정도 약발을 발휘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표가 지난달 18일 유튜브 방송에서 이른바 ‘중도보수’ 선언을 한 이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연이어 40% 안팎의 중도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중도보수를 대변할 정당이 사라졌기 때문에 민주당이 그 영역을 대변하고 챙겨야겠다는 것이 (중도보수론의) 핵심”이라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하면 진보의 정책도 보수의 정책도 쓰겠다고 하는 실용적 태도를 중도층에서 중요하게 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이 이 대표의 전략에 걸려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내건 ‘이재명 중도보수 국민의힘 입당합니까?’라는 현수막에 대해 “이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반응으로 말미암아 오히려 이 대표가 중도보수임이 홍보되는 효과를 거뒀다고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는 여론조사에 반영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6∼28일 유권자 1506명을 대상으로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차기 대선 집권 세력 선호도 문항에서 ‘야권에 의한 정권교체’ 의견은 55.1%, ‘집권 여당의 정권 연장’ 의견은 39.0%로 집계됐다. 이념성향으로 볼 때 진보층에서는 87.1%, 중도층에서는 60.6%가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봤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다만 이런 흐름은 일시적이라는 반론도 적잖다. 중도층은 이념보다는 실용성과 경제, 민생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앞으로 민주당이 정책적으로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지지율이 되레 빠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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