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계획·출산의향’ 하락
10명 중 5명 ‘캥거루족’

향후 결혼 계획이 있는 청년층이 2년새 10% 이상 뚝 떨어진 걸로 나타났다. 출산 의향도 덩달아 줄었다. 결혼, 출산보다는 일자리와 소득·자산 증가를 더 바라는 기류가 선명히 드러났다.
국무조정실은 11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4년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6~8월 만 19~34세 청년 가구원이 포함된 전국 1만5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조사 결과 결혼·출산에 관한 인식은 더욱 낮아졌다. 미혼 청년 중 결혼 계획이 있다고 대답한 비율은 63.1%로 2년 전 최초 조사 결과(75.3%) 대비 12.2%포인트 감소했다. 남자(79.8→67.8%)와 여자(69.7→57.5%) 모두에서 이 비율은 줄었다.
자녀를 낳겠다는 사람의 비율도 63.3%에서 59.3%로 2년 새 4%포인트 줄었다. 역시나 남자(70.5→65.1%), 여자(55.3→52.8%) 모두에서 자녀 출산 의향이 약해진 모습이다.
특히 청년 여성은 ‘결혼 계획 있음’ 응답이 57.5%, ‘출산 의향 있음’은 52.8%로, 남성보다 10%포인트 이상 응답율이 저조했다.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캥거루족’ 청년은 전체의 54.4%였다. 2년 전 첫 조사 때보다 3.1%포인트 줄었으나 여전히 절반 이상이다.
독립생활을 하고 싶다고 응답한 이들은 47.4%로 2년 전보다 6.3%포인트 늘었다. 어느 정도 자산을 형성한 뒤에 독립하겠단 이들이 36.3%로 2년 새 8.5%포인트 증가했다. 결국 비용 문제로 부모에 얹혀살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처음 조사한 ‘가장 필요한 정책 지원’으로는 주거정책(55.7%) 응답률이 일자리 정책(33.5%)을 앞섰다.
청년 개인의 평균 소득은 연 2625만원으로 2년 전보다 463만원 늘었다. 다만, 개인 평균 부채도 1637만원으로 2년 새 465만원 불어났다. 주택 관련 부채 300만원가량에 자산투자용, 학자금 부채가 일제히 증가했다. 청년 개인 평균재산은 5012만원으로 집계됐다.
청년 취업자 비율은 67.7%였고, 세금공제 전 월급은 266만원으로 2년 동안 15만원 늘었다. 미취업 청년의 86.0%는 지난 한달 동안 구직 경험이 없었다고 답했다.
구직하지 않은 이유로는 ‘원하는 일자리가 없을 것 같아서’라는 응답이 30%에 달해 청년이 바라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 또는 구직 때 가장 고려하는 요인은 △임금(57.9%) △고용안정성(9.9%) △근로시간(7.6%) △장기적 진로설계(5.4%) 순이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임금을 중시하는 응답률이 10%포인트가량 늘어난 반면 고용안정성, 장기 진로설계 응답률은 줄었다.
정신건강을 호소하는 이들은 느는 추세다. 우울 증상이 있다는 응답은 8.8%, 자살 생각을 경험했다는 이들은 2.9%로 2년 전보다 각 1.7%, 0.5%포인트 늘었다. 거의 집에만 있는 은둔형 외톨이 청년은 5.2%로 2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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