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악화, 저렴한 먹거리 수요↑
미국으로의 달걀 수출량 늘어난 영향도
한국의 달걀 가격이 한 달 새 10% 이상 상승했다. 소비심리 악화로 인해 저렴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한 데다, 미국으로의 달걀 수출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4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특란 30구 평균 도매가격은 지난 21일 기준 5193원으로, 한 달 전(4660원)보다 11.4% 상승했다.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백질 공급원인 달걀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이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개학 시즌이 맞물리면서 수요가 더욱 증가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대형마트 달걀 매출과 판매량이 각각 7.4%, 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거주하는 40대 A씨는 “달걀은 가격 변동이 심하지 않은 식재료라 생각했는데, 최근 마트에 가보니 한 판(30개) 가격이 7000원을 넘어 깜짝 놀랐다”며 “가격이 오르다 보니 달걀을 활용한 요리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미국으로의 달걀 수출이 본격화하면서 추가적인 가격 상승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충남 아산의 계림농장은 지난 7일 컨테이너 1개 분량인 특란 20t(약 33만개)을 미국으로 수출했다. 지난 20일에도 충북 충주의 무지개농장이 같은 규모의 달걀을 미국에 보냈다.
미국 정부 역시 한국산 달걀 수입을 확대할 방침이다. 브룩 롤린스 미 농무장관은 지난 20일 튀르키예, 브라질과 함께 한국을 달걀 수입 확대 대상국으로 지정하며 “한국에서 더 많은 달걀을 수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미국은 연말까지 매달 1억개 분량의 달걀 수입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국내 월평균 생산량의 약 15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로, 이러한 수출이 현실화되면 국내 달걀 가격이 더욱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월 최대 250만개로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에서는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인해 달걀 가격이 급등한 상황이다. 지난 2월 미국에서 A등급 달걀 12개 평균 소매가격은 5.9달러(약 8650원)에 달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10달러(약 1만4500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미국의 달걀 수입 확대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소비심리 위축으로 비교적 저렴한 단백질 공급원인 달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미국으로의 수출 증가까지 겹쳐 국내 공급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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