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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자본 3.6조원 늘리면서 개미만 ‘날벼락’

입력 : 2025-03-24 17:01:15 수정 : 2025-03-24 20: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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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유상증자 논란 ‘시끌’

에너지 등 계열사 지분 1.3조원 매입 후
일주일 뒤 주주들에 투자 청구서 날려
개인주주들 고스란히 주가 폭락 피해 봐
최근 2조원 유증 발표 삼성SDI도 비슷

금융당국 “중점 심사하겠다” 밝혔지만
이복현 “긍정적” 언급에 겉핥기 우려도
일각 “개정 상법 시행 대비 서둘러” 제기

역대 최대 규모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조6000억원대 유상증자 발표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에겐 ‘날벼락’이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로 손실을 입었다’며 날 선 비판을 하고 있고, 금융당국은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중점심사에 나섰다. 하지만 심사의 주체인 금융감독원은 “유상증자 추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혀 형식적인 심사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종가 기준 67만5000원으로 전 영업일 대비 7.48% 올랐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14% 넘게 급락했지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린 영향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규모는 주당 60만5000원에 595만500주를 발행하는 것으로 전체 주식의 13.05%에 달한다. 유상증자 발표 직후 시가총액은 32조9100억원에서 28조625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유상증자는 동전의 양면이다. 주식 발행으로 자본을 조달할 수 있지만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지분가치는 희석되고 주가는 폭락한다.

 

특히 주주들이 이번 유상증자에 문제를 제기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3일 한화에너지·한화임팩트가 보유한 한화오션 보통주 7.3%를 1조3000억원에 매입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것이다. 뒤늦게 김동관 부회장과 경영진이 주식을 매입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소폭 올랐다.

 

최근 주식시장에 불고 있는 유상증자 논란은 지난해 11월8일 이수페타시스가 55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 결의를 공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현대차증권이 발행주식의 95%에 해당하는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최근 2조원대 유상증자를 발표한 삼성SDI 역시 비슷하다. 삼성SDI의 대주주인 삼성전자 지분은 19.58%로, 이재용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주사 격인 삼성물산과 최대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다. 삼성SDI 유상증자는 대주주인 삼성전자에도 영향을 끼친다.

 

일각에선 이들 기업이 개정 상법 시행에 대비해 유상증자를 서둘렀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상법 개정안의 핵심은 충실 의무 대상을 기존 이사에서 주주로 확대했다는 점인데, 유상증자로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 주주들이 개정 상법을 근거로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삼성SDI의 유상증자를 중점심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복현 금감원장은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투자 결정을 한 것인 만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결론을 내놓고 심사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이 원장의 발언에 투자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목적이 아무리 정당하더라도 예상치 못했던 대규모 유상증자는 주주 입장에서 달갑지만은 않은 소식”이라며 “향후 유입될 현금에 더해 회사채 발행도 적정 규모로 병행했다면 규모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건호·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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