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기업들의 올해 주주총회는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경영 환경에 대한 주주들의 불안감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각 기업은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성장 및 수익 구조 혁신과, 고객 중심의 차별화 전략을 강조하며 대응책을 내놓았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유통기업들은 지난해 전 세계적인 지정학적 리스크,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기조로 인한 경기 침체를 겪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또한 올해 경영 환경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라 예고하며, '본업'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강조되는 시점이라고 한목소리로 밝혔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유동성 위기설과 '캐시 카우' 역할을 하던 계열사들의 부진한 실적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도약 의지를 보였다. 신 회장은 5년 만에 롯데쇼핑의 등기이사로 복귀하며 대표이사 자리도 맡았다. 롯데는 기존 국내 사업을 재편해 수익성을 높이고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진출'을 전략으로 제시했다.
26일 열린 롯데지주 주총에서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는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를 위해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의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은 "기존 사업의 체질 개선과 사업 구조 재구축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 싱가포르 현지 운영법인을 설립해 해외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이마트와 4년 연속 최대 매출을 달성한 ㈜신세계는 '고객 중심'이라는 본질에 집중한 차별화 전략을 통해 외형 성장과 혁신을 강조했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26일 주총에서 "업태별 매입에서 통합 매입 체계로 전환하고, 단일 매입 규모를 1.7배 확장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함으로써 집객력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형 할인 행사 '고래잇 페스타' 일원화 △신규 출점 확대 및 판매 채널 다각화 등을 통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주형 ㈜신세계 대표는 "고객 관점에서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 기회를 발굴하고, 신사업을 통해 기존 하드웨어에 파급력 있는 콘텐츠를 결합한 신세계만의 사업 모델을 창출하겠다"며, △본점 타운화 △강남점 신세계 마켓 오픈 △청담점 식품관 프로젝트 등 브랜딩 확장 방침을 밝혔다.
현대백화점 정지영 대표는 올해 주요 점포별 특색을 반영한 MD 개편과 공간 리뉴얼에 약 1,900억 원을 투자하고, 신규점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익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화갤러리아 김영훈 대표는 "기본으로 돌아가 철저히 고객 중심의 사업 모델을 재구축하겠다"며, "사업 외형 확장과 운영 효율화를 통해 수익을 개선하고, 중장기적인 과제와 신사업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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