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일변도 전략 역풍 우려도…박범계 "지도부가 숙고할 문제"
더불어민주당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임명되지 않을 경우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예고한 4월 1일을 하루 앞두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 등의 대응 카드를 가다듬는 모습이다.
당장은 쓸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다 동원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우세하지만, 그 이면에 부담감도 적지 않아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민주당은 우선 마 후보자 임명을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당의 전력을 쏟아붓는 분위기다.
마 후보자가 임명되면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9명의 완전체를 갖춘 상태에서 민주당이 판단하는 보수 성향의 재판관 3명이 이탈해도 윤석열 대통령 파면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통령 추천 몫 헌법재판관인 문형배 헌재소장 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끝나는 다음 달 18일까지 윤 대통령 탄핵선고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마 후보자 임명을 위한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은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한 권한대행을 재탄핵하는 방안과 권한대행 시절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탄핵하는 '쌍탄핵' 카드도 고려 중이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31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나와 '한 권한대행 재탄핵을 추진하나'라는 물음에 "그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며 "헌재가 사실상 무력화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초선 모임인 '더민초' 내부에서는 나머지 국무위원들도 탄핵하는 '연쇄 탄핵'의 필요성까지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후임이 임명되지 않은 재판관의 임기를 자동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상정해 소위를 거쳐 이튿날 전체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연쇄 탄핵'으로 국무회의를 무력화한 뒤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처리해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임기를 연장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국무회의를 무력화하고 나면 헌법재판소법의 공포 주체가 모호해지는 등 모순점이 많아 당내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강경 일변도 전략으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박범계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연쇄 탄핵'과 관련해 "초선 의원들의 결기를 표현한 것으로 본다"며 "그것을 실제로 채택하느냐는 지도부와 합리적으로 숙고해야 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전체적 시국 상황과 4월 18일 두 재판관의 퇴임 등 상황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봐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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