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산불 피해민들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힘이 됐으면 합니다.”
31일 전주시복지재단을 찾은 전주시민 홍경식(82)씨는 “산불 피해로 힘들어하는 취약계층에 전달해 달라”며 양말 1000켤레(100만원 상당)를 기부했다. 그는 홀로 어렵게 생활하면서도 해마다 폐지를 모아 판 돈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에 앞장서 의미를 더했다.

홍씨는 “전국을 뒤덮은 산불 피해로 인해 이재민들에게 양말 등 생필품이 필요하다는 뉴스를 접하고 복지재단으로 달려왔다”며 “이들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국민이 어려움을 겪던 2020년 5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40만원에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모은 수당 60만원을 보탠 100만원을 성금으로 쾌척했다. 그는 이후 폐지를 주워 마련한 성금 100만∼200만원씩을 해마다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했는데, 그 금액은 지난해까지 5년째 총 7차례에 걸쳐 800만원이나 된다. 기부 목적은 평소 자생단체 등으로부터 받은 도움을 이웃에게 돌려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재단은 그의 기부 물품을 전주시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전주시 자매도시인 안동시 이재민과 산불 진화로 고생하는 소방관, 자원봉사자 등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윤방섭 전주시복지재단 이사장은 “항상 값진 나눔을 실천하는 어르신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며 “산불로 큰 피해를 본 시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시복지재단에는 홍씨 외에도 산불 피해 지역 지원을 위해 다양한 기부가 줄을 잇고 있다. 이날 전주 호성병원(1000만원 상당)과 전주시 사회복지직 공무원 모임인 전주사회복지행정연구회(200만원 상당)에서 속옷과 수건, 양말, 생활복 등을 쾌척했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전주이든치과와 국제와이즈멘 완산클럽, 하나양말, Y식자재마트 모악로점 등에서도 산불 이재민을 위해 각각 양말 200∼500켤레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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