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례 155년 만… 기록 바탕 재현
종묘 정전의 보수 공사로 잠시 자리를 비운 조선 왕과 왕비, 대한제국 황제와 황후의 신주(神主·죽은 사람의 위패)가 제자리를 찾는다.

국가유산청은 다음 달 20일 창덕궁 구(舊) 선원전에 임시 봉안한 신주 49위를 종묘 정전으로 다시 옮기는 환안제(還安祭)를 연다고 31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1년 6월 신주를 옮긴 지 약 4년 만에 모셔 오는 것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1870년 환안 이후 155년 만에 행해지는 의례로 헌종(재위 1834∼1849)대 제작된 ‘종묘영녕전증수도감’ 의궤 기록을 바탕으로 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1985년 국보로 지정된 종묘 정전은 종묘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건물이다. 조선 초에는 태조 이성계(재위 1392∼1398)의 4대조(목조, 익조, 도조, 환조) 신위를 모셨으나, 이후 공덕이 있는 왕과 왕비 등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곳이 됐다. 총 19칸의 방에 왕과 황제 19위, 왕비와 황후 30위의 신주를 보관한다. 화려한 장식 없이 옆으로 길게 이어진 형태로, 우리나라 단일 건물 중 가장 긴 건물이다. 2014년 안전 점검 과정에서 부재 일부가 처지거나 파손되고 곳곳에서 물이 새는 사실이 확인돼 정밀 실측과 설계가 이뤄졌고, 2020년부터 보수 공사가 진행됐으며,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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