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침공 저지·방위비 증액 담겨
국방부 “주한미군 역할 변화 없어”
미국이 인도·태평양 동맹국과의 연쇄 안보 회담을 통해 중국 견제 구도를 강화하는 가운데 내부적으로 국방 전략의 중심축을 ‘대만 침공 저지’로 재편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아시아 순방 중 30일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과 회담하고 “일본은 중국 억제의 필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필리핀 국방장관과의 회담 직후에도 “우리는 필리핀, 일본, 호주, 한국과 함께 전쟁을 예방하는 데 필요한 억지력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정세가 격변하면서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지해온 ‘대서양 동맹’은 느슨해지고, ‘태평양 동맹’이 공고해지는 모양새다. 일본은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참여 가능성을 거론하며 미·일·필리핀 연계 구도를 강화하고 있고, 필리핀은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속에 대미 협력을 선봉에서 이끌고 있다. 호주는 핵추진 잠수함 도입, 장거리 미사일 구매 등 미국산 무기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대만은 ‘2027년 중국 침공설’에 대비해 국방예산을 확대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다음달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 3개국 순방에 나설 예정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익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는 미국이 중국을 포위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우방국과의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외교·안보 행보와 맞물려 미국 국방부는 중국 중심의 전략 전환을 공식화하는 내부 지침도 마련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최근 국방부에 배포한 ‘임시 국가 방어 전략 지침’에서 “중국은 국방부의 유일한 ‘추격하는 위협’”이라며 “중국의 대만 점령 저지와 미 본토 방어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주한미군의 역할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31일 정례브리핑에서 주한미군의 최우선 임무에 대한 질문에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하는 것이 주한미군의 가장 큰 역할이고, 그것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헤그세스 장관의 지침과 관련한 외신 보도에 대해 “미 국방부 공식 입장이 나오거나 확인된 사항이 아니다”라며 “군은 다양한 상황에 대비해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 굳건한 연합 방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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