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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라진 정치권… “이제 그만들 합시다” [현장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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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3-31 20:00:00 수정 : 2025-03-31 23: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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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들 좀 하세요!!”

 

우원식 국회의장이 목소리를 높였다. 31일 오전 우 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지도부 협상 공개 발언 직전, 여야 간 말싸움이 이어지자 이를 말리던 우 의장이 결국 고성을 내지른 것이다. 몇 분 전만 해도 우 의장은 여야 지도부에 “평의원 사이에서 여러 과격한 주장이 나오더라도 지도부는 이를 잘 걸러서 국민이 안심할 해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지도부가 냉철한 마음으로 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 의장의 간절한 호소에도 여야 원내대표들은 공개 발언 시작과 동시에 말다툼을 벌였고, 우 의장의 만류에도 고성은 이어졌다. 우 의장이 크게 일갈한 뒤에야 언쟁이 가까스로 가라앉았다. 목청만 높였던 여야 원내지도부는 오전 협상에서 빈손으로 돌아섰다.

이도형 정치부 기자

이날 오전의 풍경은 ‘정치’가 실종된 2025년 국회의 민낯을 드러냈다.

 

170석 거대 정당 더불어민주당은 강공이 주요 전략이다. 그렇게 ‘내란 특검법’과 ‘명태균 특검법’ 등을 강행처리했다.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상목 전 권한대행 등은 15건의 거부권으로 맞섰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재의결에 필요한 ‘200석’ 앞에서 번번이 가로막혔다. 윤석열 대통령 2차 탄핵안에서 찬성표를 던진 204표 중에는 민주당뿐 아니라 최소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12명이 있었다. 법안 통과 좌절은 누구의 탓인가.

 

‘소수 여당’ 국민의힘은 협상 때마다 민주당에 밀렸다. 여당은 행정부 ‘거부권’에 의지해 야당 공세를 막아내려는 전략에 주로 기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도 한 권한대행에게 상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거대 야당을 상대해야 하는 행정부로선 정치적 부담만 쌓이고 있다. 여당 내에서는 이런 행정부 부담에 대한 공개적 언급이 한 번도 없었다.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22대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성 발언도 없다. 지금 여야는 모두 자신의 책임보다는 ‘네 탓’이 일상이다. 우 의장 말처럼, 이제는 그만해야 할 때다.


이도형 정치부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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