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32억달러 적자…여행 -15억달러·지재권사용료 -6억달러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지난 2월까지 22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2월 경상수지는 71억8천만달러(약 10조5천582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직전 1월(29억4천만달러)보다 42억달러 이상 많고, 작년 같은 달(64억4천만달러)과 비교해도 흑자 규모가 약 7억달러 커졌다. 지난 1∼2월 누적 흑자(101억2천만달러) 역시 작년 같은 기간(94억9천만달러)보다 늘었다.
22개월 연속 흑자는 2000년대 들어 2012년 5월∼2019년 3월(83개월), 2020년 5월∼2022년 8월(27개월)에 이어 세 번째로 긴 흑자 기록이다.
아울러 2월 흑자 폭은 같은 달 기준으로 2016년과 2017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컸다.
항목별로 상품수지 흑자(81억8천만달러)가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로 25억달러에 그친 전월이나 지난해 2월(69억2천만달러)을 웃돌았다.
수출(537억9천만달러)은 1년 전보다 3.6% 늘었다. 품목 중에서는 통관 기준으로 컴퓨터(28.5%)·의약품(28.1%)·승용차(18.8%)·정보통신기기(17.5%) 등이 증가했지만, 반도체(-2.5%)·석유제품(-12.2%) 등은 줄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9.2%)에서 호조를 보인 반면 중국(-1.4%)·일본(-4.8%)·EU(-8.1%) 등에서 고전했다.
수입(456억1천만달러)은 1.3% 불었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석탄(-32.7%)·가스(-26.7%)·원유(-16.9%) 등 원자재 수입이 9.1% 줄었지만, 반도체제조장비(33.5%)·반도체(5.0%)·정보통신기기(4.0%)를 비롯한 자본재 수입이 9.3% 증가했다.
직접소비재(15.9%)·곡물(2.8%) 등의 소비재 수입도 11.7%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32억1천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가 전월(-20억6천만달러)과 작년 같은 달(-18억7천만달러)보다 더 커졌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가 14억5천만달러 적자였다. 다만 겨울 방학 등이 끝나면서 1월(-16억8천만달러)보다는 적자가 줄었다.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R&D) 관련 지식재산권 사용료 지급이 늘면서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도 5억8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26억2천만달러로 전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증권투자 배당소득 수입 축소로 배당소득수지(16억8천만달러) 흑자가 1월보다 약 2억달러 줄었지만, 증권투자 이자소득 지급 감소로 이자소득수지 흑자는 한 달 사이 8억8천만달러에서 12억달러로 늘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2월 중 49억6천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5억5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9억1천만달러 각각 불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32억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채권 위주로 22억4천만달러 늘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미국 관세 정책 영향과 관련, "3월까지는 어느 정도 감내가 가능해 괜찮았지만, 4월 이후 장기적으로 불확실성이 늘고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자동차 부품, 철강 등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품목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급격히 나빠진다기보다는 점차 시간을 두고 조금씩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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