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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서 결혼 20주년 기념하는 영국 왕 찰스 3세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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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08 10:07:28 수정 : 2025-04-08 1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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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국빈 방문 중 결혼기념일 맞아
9일 국빈 만찬 열려… “메뉴는 채식으로”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커밀라 왕비가 로마에서 결혼 20주년 기념일을 맞게 돼 눈길을 끈다. 찰스 3세는 왕세자 시절인 1996년 첫번째 부인 다이애나와 이혼하고 9년이 지난 2005년 4월9일 오랫동안 불륜 관계를 맺었던 커밀라와 재혼하며 정식으로 부부가 되었다.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커밀라 왕비가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국빈 방문을 위해 왕궁에서 출발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찰스 3세 부부는 이날 로마에 도착해 나흘에 걸친 이탈리아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찰스 3세는 영국 국왕으로는 처음 이탈리아 의회에서 연설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콜로세움을 둘러본다.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총리 등 이탈리아 고위 인사들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다만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대면 일정은 취소됐다. 최근 폐렴 증세로 병원에 입원해 장기간 치료를 받은 교황의 건강 상태가 나쁘기 때문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9일 저녁 이탈리아 대통령 관저인 퀴리날레궁(宮)에서 마타렐라 대통령이 주최할 국빈 만찬이다. 이날이 찰스 3세와 커밀라의 결혼 20주년 기념일이기 때문이다. 찰스 3세 부부로선 매우 뜻깊은 날을 아주 특별한 장소에서 보내게 된 셈이다.

 

찰스 3세는 왕세자이던 1981년 7월29일 런던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다이애나와 결혼했다. 당시 찰스 3세는 33세, 다이애나는 20세였다. 이는 ‘세기의 결혼’으로 불리며 영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커다란 화제가 되었다. 부부는 큰아들 윌리엄 왕세자, 둘째 아들 해리 왕자를 낳으며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찰스 3세는 다이애나와의 결혼 전부터 오랫동안 알고 지낸 연인 커밀라 파커 볼스와 불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다이애나는 남편과 심하게 다퉜고 부부는 1992년 별거하기 시작했다.

 

다이애나는 1995년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찰스 3세와 그의 내연녀 커밀라를 겨냥해 “이 결혼에는 우리 셋이 있었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영국 왕실은 격노했고 찰스 3세의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아들 부부의 이혼을 허가했다. 결국 둘은 이듬해인 1996년 8월 이혼했다.

1983년 당시 영국 왕세자이던 찰스 3세(가운데)가 첫번째 부인 다이애나와 나란히 앉아 대화하는 모습. 왼쪽의 어린이는 한 해 전인 1982년 태어난 큰아들 윌리엄 현 영국 왕세자다. 게티이미지 제공

다이애나가 찰스 3세와 헤어지고 꼭 1년 만인 1997년 8월 프랑스 파리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사망하며 영국인들은 커밀라에게 분노를 터뜨렸다. 불륜으로 남의 가정을 파괴한 데 이어 결국 피해자를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취지에서다. 찰스 3세와 영국 왕실에 대한 대중의 시선도 싸늘해졌다. 찰스 3세가 커밀라와의 재혼을 원하면서도 이를 실행에 옮기 못한 까닭이 여기에 있었다.

 

다이애나 사망 후 8년이 지나서야 찰스 3세와 커밀라는 결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남편이 왕세자인데도 커밀라는 그에 걸맞은 예우를 받지 못했다. 다이애나가 ‘왕세자빈’(Princess of Wales)으로 불린 것과 달리 커밀라는 ‘콘월 공작 부인’이란 호칭에 만족해야 했다. 2022년 9월 엘리자베스 2세가 사망하고 찰스 3세가 왕위를 이어받자 비로소 커밀라에게 ‘왕비’라는 공식 지위가 부여됐다. 찰스 3세와 정식 부부가 된 뒤 17년 만에야 건진 값진 명예였다.

 

이탈리아 정부는 찰스 3세 부부의 결혼 20주년이 갖는 의미를 감안해 국빈 만찬 행사를 최대한 성대하게 연다는 계획이다. 다만 찰스 3세 측은 만찬 메뉴로 채식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열렬한 환경주의자인 찰스 3세가 육식을 자제하기 때문이다. 영국 언론은 “찰스 3세는 완전한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1주일에 이틀가량은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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