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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갔다 올게’ 그게 마지막일 줄은”…故 정궁호 기장 동료들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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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09 15:20:15 수정 : 2025-04-09 15: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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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함께 일했는데 그게 마지막일 줄은 몰랐습니다.”

 

산불진화대 반장을 맡고 있는 백명수(69) 대원은 9일 산불 진화 중 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정궁호(74) 기장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대구 동구청 분향소에 들러 이같이 말했다. 붉은색 산불진화대 복장을 차려입은 이들 대원 10여명은 이날 정 기장의 사진을 바라보며 줄지어 선 채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9일 대구 동구 대회의실에 마련된 고 정궁호 기장의 분향소에서 동료였던 동구 산불진화대원들이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 대원은 “‘금방 갔다 올게’하고 나간 사람이 10분도 안 돼서 사고를 당했다”며 “6년간 같이 활동했는데 그게 마지막일 줄은 몰랐다”고 힘들게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을 듣고 사고 현장에 가서 한참을 울었다”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고 지점이 위치한 대구 북구에도 분향소가 마련돼 추모객 방문이 이어졌다. 북구 무태조야동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분향소에는 '고 정궁호 기장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고 정 기장과 10여년 간 함께 근무한 박춘석(65) 대원은 “정 기장과는 10년간 봉무공원에서 테니스를 함께 친 사이”라며 “참 점잖고 좋은 사람이었는데 이렇게 세상을 떠나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정 기장이 올해까지만 헬기 조종사로 일하고 쉬기로 했다. 연수를 받는 후임자에게 자리를 물려주기로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분향소를 찾은 배광식 북구청장은 "또 다른 재난이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지금보다 각별한 노력과 관심이 필요한 때"라며 "안전 사회를 만드는데 많은 관심과 동참을 시민분들에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고 정 기장은 지난 6일 오후 3시41분쯤 대구 북구 서변동 이곡지 야산에서 발생한 불을 끄기 위해 투입됐던 헬기가 추락해 끝내 숨졌다. 그는 1986년 7월 경찰 항공대에 입직해 2011년 6월 퇴직한 후 2017년부터 경북 영덕군에 있는 항공사에 들어가 헬기 조종을 맡았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는 헬기가 추락한 모습이 포착된 폐쇄회로(CC)TV를 입수하는 등 사고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CCTV에는 헬기가 뒤집힌 상태로 추락하는 모습과 시민들이 정 기장을 구조하려고 시도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항철위 관계자는 "추락 모습이 담긴 CCTV를 입수한 건 처음"이라며 "영상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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