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15일)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며 주민들의 사상을 통제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관영매체 노동신문은 13일 김일성 주석을 찬양하며 그의 뜻을 계승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추켜세우는 기사를 1면에 게재했다.
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을 두고 “김일성 동지를 영원한 수령으로 높이 모신 것은 우리 인민의 최대의 영광이고 자랑이며 후손만대의 행복”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김일성 주석이 “역사상 처음으로 인민대중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를 일떠세웠다”며 이를 두고 “최대의 애국유산”이라고 선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을 두고는 김일성 주석의 “사상과 위업을 굳건히 계승해 승리의 한길로 이끄는 탁월한 영도자”라며 체제 결속을 꾀했다.
해당 기사에서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높여 부르는 용어인 ‘태양절’은 사용되지 않았다. 대신 ‘위대한 수령의 탄생 113돐’이라는 표현이 쓰였다.
앞서 북한은 올해 6년 만에 재개한 국제 마라톤 대회의 공식 명칭에서 김일성 주석의 생가 일대를 뜻하는 ‘만경대’를 지우기도 했다. 대회의 기존 명칭은 ‘만경대상 국제마라손경기대회’였는데 올해부터 ‘평양 국제마라손경기’로 바뀌었다.
그동안 대회 명칭 앞에 관용적으로 쓰였던 ‘태양절에 즈음하여’ 표현도 ‘뜻깊은 4월의 봄 명절에 즈음하여’, ‘김일성 동지의 탄생일에 즈음하여’ 등으로 대체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일성 우상화 색채 빼기나 선대 지우기의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앞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 16일) 때도 이를 높여 부르는 ‘광명성절’ 사용을 자제했다.
다만 신문은 이날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외국 인사 및 단체 등이 꽃바구니를 보낸 소식을 전하면서 ‘태양절에 즈음하여’라고 표현하는 등 ‘태양절’을 일부 쓰고 있기도 하다. 신문은 전날에도 ‘4월의 봄 인민예술축전’의 첫 공연이 성황리 진행됐다면서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태양절’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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