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6·3 조기대선’ 당 내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줄곧 주장해 온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이 무산됨에 따른 결정으로 분석된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불출마를 선택하면서 국민의힘 경선 출마자 중 ‘탄핵 찬성파’는 이제 한동훈 전 대표와 안철수 의원 정도만 남았다.
유 전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보수 대통령이 연속 탄핵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은 제대로 된 반성과 변화의 길을 거부하고 있다. 아무런 절박함이 없다”며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다만, 유 전 의원은 대선 불출마까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유 전 의원은 줄곧 ‘민심 100%’를 반영할 수 있는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내지 여론조사에서의 ‘역선택 방지조항’ 폐지등을 주장해왔는데,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결국 불출마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이 경선 여론조사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을 반영하기로 한 것에 대해 “무당층이 (여론조사에)응답을 잘 하지 않는 경향이 높은 것을 고려할 때 결국 국민의힘 지지층만 상대로 경선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국민을 모욕하는 경선 룰(규칙)이며 국민을 대상으로 사기를 친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유 전 의원은 글에서 “(당이) 이재명을 상대로 이기겠다는 생각이 정말 조금이라도 있는지 묻는다. 대선 패배를 기정사실화하고 패배후 기득권에 집착하는 모습에 분노한다”며 “보수의 영토를 중원으로 넓히기는커녕 점점 쪼그라드는 행태가 할 말을 잃게 한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어디에 있든 제가 꿈꾸는 진정한 보수의 길을 계속 갈 것이다. 옳지 않은 길에는 발을 딛지 않겠다”며 “미래 세대를 위한 희망의 정치, 개혁보수를 원하는 중수청의 목소리에 계속 귀를 기울이고 오직 대한민국의 미래만 생각하겠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시민들과 함께 부끄럽지 않은 보수의 재건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우리 정치의 개혁을 위해 계속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에 앞서 12일엔 오세훈 서울시장이 경선 및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국민의힘 당사에서 가진 회견에서 “저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탄핵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함과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정이 중단되고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통렬히 반성하며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의 보수정치는 국민 여러분께 대안이 되기는커녕 짐이자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며 “과거의 낡은 보수와 단절하고 새로운 보수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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