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간판 날아가고 우박 떨어지고…4월 날씨 왜 이래

전국 강풍 피해 속출…싸락우박 내리기도
강원 내륙엔 눈 쌓여…내일도 강풍·눈·비

서울 시내에 강풍을 동반한 우박이 내린 13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인도에서 한 시민의 우산이 바람에 뒤집히고 있다. 뉴시스

전국 곳곳에 강풍특보가 내려지면서 강한 바람에 따른 피해가 속출했다. 일부 지역에는 눈에 더해 우박까지 내리며 4월이라고 믿기 힘든 날씨가 이어졌다.

13일 기상청은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풍주의보를 발효했다. 강풍주의보는 육상에서 풍속 시속 50km(14m/s) 이상 또는 순간풍속 시속 72km(20m/s) 이상일 때 내려진다.

전국에 순간풍속 시속 70㎞ 이상, 산지 지역은 90㎞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관측됐다.

경기도에서는 간판이나 담벼락이 쓰러지거나 무너지는 등 강풍 관련 사고가 100건 넘게 접수됐다.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수원시 팔달구의 유흥가인 인계박스 내 도로에 서 있던 입간판이 쓰러지면서 주차된 차량을 덮쳤다. 이 사고로 차량 일부가 파손됐으나 다친 사람은 없었다.

13일 경기도 수원역 인근에서 관계자들이 강한 바람에 무너진 담장 주변에서 안전 조치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오전 10시 30분쯤에는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에서 수 미터에 달하는 담장이 보행자도로 쪽으로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역시 인명피해는 없었다.

용인시 처인구에서 주유소 휴게 부스가 넘어지면서 고립된 1명이 구조됐다.

오전 10시 34분쯤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일원에서는 정전이 발생해 아파트와 상가 등에 있던 주민들이 피해를 봤다. 정전 복구 작업은 1시간여 만인 오전 11시 30분께 완전히 마무리됐다.

의정부시 신곡동에서는 강풍에 부러진 나뭇가지가 전선을 건드려 오전 11시쯤 신곡동 일부 지역에 정전이 발생해 4800여세대가 불편을 겪었다. 전기 공급이 중단되면서 아파트와 교회 건물 엘리베이터에 갇힌 시민들의 119신고도 잇따랐다.

13일 강풍으로 서울 용산구 신용산역 인근 공사장의 안전 펜스가 쓰러져 있다. 독자 제공

강풍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충북 청주, 전북 군산, 울산 등 전국 각지도 휩쓸었다.

충북 청주에선 식당 간판이 아예 쓰러져 내리는가 하면, 울산시 울주군에선 한 폐공장 지붕이 강풍에 날아가 전신주를 덮쳐 인근 마을 50여세대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서울과 경기 고양·양주·동두천·시흥 등에는 대기 불안정에 지름 5㎜ 미만의 싸락우박이 떨어지기도 했다.

강원내륙·산지엔 제법 많은 눈이 내려 쌓였다. 서울에도 한때 0.6㎝의 눈이 쌓였고, 경기 동두천과 파주는 최고 1.6㎝와 1.2㎝의 적설이 기록됐다.

충북 괴산군과 경북 문경읍의 경계인 조령산(해발 1025ｍ) 기슭에 13일 밤사이 하얀 눈이 내려 산야를 덮었다. 뉴시스

이런 날씨는 다음 주 초까지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월요일인 14일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바람이 순간풍속 시속 55km(15m/s) 이상으로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14~15일 사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 5~20㎜ 내외의 비가 추가로 내릴 전망이다. 적설량은 1㎝ 안팎으로 예상된다. 14일 내리는 비나 눈도 황사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북서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의 영향으로 기온은 평년보다 3~8도가량 뚝 떨어지며 당분간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겠다.

14일 아침 최저기온은 1~9도, 낮 최고기온은 9~16도에 그칠 전망이다. 서울과 대구의 아침 최저기온도 4도까지 떨어지겠다.

국윤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