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키 180㎝ 넘어…토론서 B급 질문을”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한동훈 후보에게 “뭐 하러 키높이 구두를 신냐”고 묻자 한 후보가 “유치하다”고 반박했다. 친한계 의원들은 “B급 질문”이라며 반발했다.

홍 후보는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1차 경선 조별(B조) 토론회에서 한 후보를 지목해 “오늘 오기 전에 ‘청년의 꿈’(홍 후보 온라인 소통 플랫폼)에서 이거 꼭 질문해달라고 해서 몇 가지만 질문하겠다”며 “키도 크신데 뭐 하러 키높이 구두를 신냐”고 말했다. 한 후보는 “청년이 아닌 것 같다. 그런 질문하시는 것 보면”이라고 답했다.
홍 후보는 이어 “생머리냐, 보정속옷 입었느냐는 질문도 유치해서 안 하겠다”고 말했고, 한 후보는 “유치하시다”고 맞받았다.
홍 후보는 한 후보에게 “이번 경선 목적이 이재명 잡을 사람 뽑는 선거”라며 “한 후보는 법무장관 계실 때 이재명을 못 잡아넣어 사법적으로 패배했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총선에 참패했다. 이번엔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한 후보는 “제가 여소야대 상황에서 (이재명)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총선은 졌지만 이후 63%로 당대표로 당선되며 평가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계엄에 대해 떳떳하게 얘기할 수 있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를 같이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이 이번 선거를 이길 수 있다”며 그건 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가 또 “배신자 프레임을 어떻게 벗어날 거냐”고 묻자 한 후보는 “저는 국민을 배반하지 않기 위해 계엄을 저지했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는 “역으로 묻겠다. 홍 후보께서 (지난해) 12월3일 (오후) 10시 반에 당대표로서 제 입장이셨으면 계엄을 막았겠냐, 아니면 대통령 잘한다 했겠냐”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나는 대구시장으로 있었는데 뭐. 가정을 전제로 물어볼 건 없다”며 답을 피했다.

홍 후보는 토론회 직후 ‘한 후보에게 키높이 구두 같은 수위 높은 질문을 했다’는 취재진 질문에 “청년의꿈 사이트에서 물어보라고 해서 물어봤다. 사실인지 아닌지”라며 “옆에 보니까 맞기는 맞았다”고 답했다. 그는 ‘무엇이 맞느냐’는 물음에 “재미있으라고 하는 것”이라며 “오늘 그거 아니면 재밌는 게 뭐 있나”라고 했다.
한 후보 측은 홍 후보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김근식 캠프 정무조정실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우리 국민의힘 경선이 퀄리티가 너무 떨어진다. 창피하고 화가 난다”며 “지지율 선두권에 있는 후보가, 그것도 당대표 지내고 대선후보까지 한 분이 B급 질문으로 자기 시간 쓰고 있으니 말이다”라고 적었다.
이어 “정치 선배라면서 술자리 뒷담화에서나 키득거리며 할 농담을 우리당 경선 토론회에서 거리낌 없이 하고 있다”며 “정작 국민들 관심사인 계엄에 대한 질문에는 대구시장이어서 대답 못한다는 식으로 얼버무리면서 말이다. 참 한심하고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박상수 캠프 대변인도 페이스북에 “한 후보 키는 180㎝이 넘는다. 신발 벗고 섰을 때 170㎝ 후반대 키인 저보다 4~5㎝ 크다는 느낌을 받아 왔기에 180㎝ 넘는 게 맞는다”며 “그래도 이런 유치한 공격이 TV 방송 중에 나오지 않고 유튜브 중계 중에만 나와 다행”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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