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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병원 덜 가는데, 진료비가 ‘껑충’… 건보 지출 키운 건 ‘의원급 병원’

입력 : 2025-04-21 15:28:21 수정 : 2025-04-21 15: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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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진료가 건강보험 지출 키워
1인당 건보 지출 10년 새 28% ↑

진료 횟수 아닌 진료 단가 문제
의원급 진료 단가 급등이 주 원인

1인당 건강보험 실질 지출이 10년 새 28%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환자들의 잦은 병원행에 따른 ‘진료 빈도 증가’가 아니라 병원들의 과잉 진료로 인한 ‘진료 단가 상승’으로 분석됐다.

한 대학병원 진료 대기석의 모습. 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1일 이런 내용을 ‘건강보험 지출 증가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이용해 2009∼2019년 건강보험 진료비 증가 흐름을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진료 횟수 증가(수량 요인), 진료 단가 상승(가격 요인), 고령화 등 인구 구조적 변화(인구 요인)로 증가 요인을 분류해 요인별 기여율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인당 건강보험 진료비가 물가 상승을 반영한 실질 기준으로 28.0% 증가했다.

 

요인별 기여율을 보면 가격 요인이 76.7%로 가장 높았고, ‘수량 요인’은 14.6%, 고령화와 같은 ‘인구 요인’은 8.6%였다. 의료비 상승의 주된 원인이 ‘진료비 증가’였다는 의미다.

 

가격 요인을 의료기관 종별로 다시 세분화해보면 동네 병원(의원급 의료기관)의 가격 요인이 진료비 증가의 24.9%를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상급종합병원은 17.0%, 종합병원은 14.6%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권정현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이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KDI FOCUS '건강보험 지출 증가 요인과 시사점' 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료 형태별로 보면 입원서비스보다는 외래서비스에서 가격 요인의 상승 기여도가 컸다.

 

암 등 고비용 질환의 외래 중심 치료 전환, 진료 강도의 상승, 고가 서비스 이용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의료 이용 빈도 자체는 둔화 추세를 보였다. 입원서비스 이용은 2009년 대비 45.9% 증가했지만, 해마다 증가율은 점차 낮아졌다. 이용 빈도를 나타내는 수량 요인 기여도 역시 감소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고령화에 따른 진료비 지출 증가는 초고령층에서 확인되긴 했으나, 전반적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65∼74세 ‘전기 고령층’에서는 오히려 진료 이용량이 줄면서 건강보험 지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경향까지 나타났다.

 

과거보다 건강 상태가 좋은 ‘젊은 노인’이 늘어나면서 ‘건강한 고령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건강보험 지출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환자들의 잦은 병원행에 따른 ‘진료 빈도 증가’가 아니라 병원들의 과잉 진료로 인한 ‘진료 단가 상승’으로 분석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반면 85세 이상에서는 의료서비스 이용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 연령대에서는 인구 요인이 전체 지출 증가의 50%, 수량 요인이 27%를 차지해 여전히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이에 보고서는 건강보험 지출 관리를 불필요한 고비용 의료서비스 이용과 과잉 진료를 통제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인구 고령화로 인한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암·희귀질환 치료제가 많아지면서 건강보험에서 지출하는 약품비가 한해 26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분석한 급여의약품 지출 현황에 따르면 2023년 총 약품비는 26조1966억원으로 전년(24조1542억원) 대비 8.5% 증가했다. 이는 2023년 전체 진료비(110조8029억원)가 전년 대비 4.7% 증가한 것과 비교할 때 2배가량 높은 증가율이다. 진료비 중 약품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대비 0.8%포인트 증가한 23.6%를 차지했다.

 

요양기관별로는 약국 청구액이 18조원(68.9%)으로 가장 높았고 상급종합병원(3조8000억원), 종합병원(2조2000억원), 의원(1조1000억원) 순이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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