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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날개 단 SK하이닉스, 비수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

입력 : 2025-04-25 06:00:00 수정 : 2025-04-24 2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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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역대 두 번째 분기 실적

매출액 17.6조·영업이익 7.4조원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성적
삼성 전사실적 2분기 연속 추월
2025년 HBM 전년比 2배 성장 전망

“차세대 HBM 조기 양산 등 추진”
美 ‘관세폭탄’에도 실적 유지 자신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당사 경쟁력을 입증하는 실적을 달성했다.”(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집약한 자평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7조6391억원, 영업이익 7조4405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인 데다, 영업이익으로는 삼성전자 반도체, 가전, 모바일 등을 모두 포함한 전사 실적을 2개 분기 연속으로 상회했다.

SK그룹이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5' 전시관에 설치한 16단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모형. 뉴시스

이번 실적은 반도체 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에 달성한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매년 1분기는 통상 전년 연말 특수가 끝나면서 소비자들의 정보기술(IT) 기기 구매 수요가 줄어들고 고객사들이 재고 조정에 돌입하면서 전방산업인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위축되는 시기로, 반도체 기업엔 ‘숨 고르기’ 기간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전년 동기(2조8860억원) 대비 158% 증가한 영업이익을 올리며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성적표를 내밀었다.

비수기 극복의 배경엔 고대역폭 메모리(HBM), DDR5 등 비교적 계절성에서 자유로운 고부가가치 제품들의 흥행이 자리한다. 특히 HBM의 경우 제품 특성상 고객과 1년 전 공급 물량을 합의하므로 올해 SK하이닉스 HBM 물량은 이미 ‘완판’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배 성장하고, 특히 2분기에는 자사 주력 제품인 HBM 5세대 ‘HBM3E 12단’ 제품이 HBM3E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깜짝 실적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한 선주문 증가에 따른 ‘반짝 효과’라는 일각의 해석에 선을 그었다. SK하이닉스는 실적 설명회에서 “1분기 중에는 아직 관세 정책이 구체화하기 전이었던 만큼 일부 고객의 ‘풀인(선구매)’ 수요 비중이 크지 않았다”며 “1분기 D램 출하량이 기존 계획을 상회한 수준이 크지 않으며 모바일과 PC 등의 고객 제품에 국한됐고, 고객의 제품 수요도 유의미한 변화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의 관세 칼날 여파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대시켰지만 실적 상승세를 크게 위협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관세 대상인) 미국에 직접 수출되는 비중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라며 “글로벌 공급망 특성상 관세 영향을 명확히 산출하긴 어렵지만 고객과의 협의를 통해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또 “PC와 스마트폰 같은 IT 소비재는 당분간 관세 적용이 유예되며 AI(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된 신제품 출시 효과를 기대하고 있고 최종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 전에 구매를 서두를 가능성이 있어 오히려 교체 수요를 촉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HBM 등 고부가·고성능 D램 중심으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견조한 실적을 쌓아가겠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장기 수요 성장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 (HBM 6세대인) HBM4 역시 조기 양산을 위한 개발과 고객 인증을 적극 추진 중”이라며 “딥시크가 AI 개발 시장의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추면서 개발 시도가 급증했고, 이 과정에서 HBM뿐 아니라 고용량 서버 D램 수요도 크게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고성능 D램 흥행에 힘입어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올해 1분기 D램 시장 조사에서 전 세계 점유율 36%를 차지하며 30여년간 ‘메모리 1위’를 지켰던 삼성전자(34%)를 제쳤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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