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칠테면 쳐봐” 외인투수 ‘펄펄’…1㎝ 낮아진 ABS존 타자들은 ‘설설’

입력 : 2025-04-24 22:00:00 수정 : 2025-04-24 22:04:09

인쇄 메일 url 공유 - +

프로야구 시즌 초 ‘투고타저’ 눈길

리그 평균자책점 2014년보다 0.71 줄어
KIA 네일 0점대… 1~2점대 외인 넘쳐
토종 영건 투수들은 강속구 위력 뽐내
스트라이크존 하향돼 변화구 공략 난항
시즌 중반 에이스들 복귀… 기세 이을 듯

‘투고타저(投高打低).’

 

프로야구에서 투수의 능력이 타자들보다 뛰어나 리그 전체에 득점 저하가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반대 개념이 ‘타고투저’다. 이제 한 달을 넘긴 2025시즌 KBO리그의 각종 지표가 ‘투고타저’를 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당장 올해 리그 투수 평균자책점과 타자들의 타율을 지난해와 비교하면 투수들의 선전이 확실히 눈에 띈다. 지난 23일 기준 올해 리그 평균자책점은 4.20으로 지난해 4.91보다 낮아졌다. 반면 타율은 지난해 0.277에서 0.256으로 떨어졌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를 보면 지난해 0.772에서 올해는 0.719로 낮아졌다. 경기당 홈런도 2.06개에서 1.53개로 줄어드는 등 적지 않은 변화가 감지된다. 이 여파로 평균 득점은 지난해 4.91점에서 4.20점으로 0.7점 감소했다.

투수들의 위력이 지난해보다 올해 강하다는 것은 타석당 삼진 비율(18.9%→20.8%)과 타구의 땅볼 비율(45.1%→46.7%)에서도 확인된다. 투수들의 구위에 눌려 타자들이 정타를 맞히지 못하는 비율이 늘었다는 방증이다.

 

올해 투고타저 현상의 이유는 우선 외국인 투수의 기량이 점점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평균자책점 0점대의 KIA 제임스 네일(0.74)을 비롯해 KT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1.01), LG 요니 치리노스(1.69), 롯데 터커 데이비슨(2.00), 한화 코디 폰세(2.31) 등 우수한 외국인 투수들이 리그를 호령하고 있다. KBO리그에서 성공해 빅리그로 재진입하는 경우가 많아 외국인 투수의 기량이 점점 상향평준화하고 있다. 이들의 평균자책점은 지난해 3.99에서 올 시즌 3.58로 떨어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시즌 자동볼판독시스템(ABS)의 스트라이크존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을 수용해 신장 180㎝ 기준 1㎝ 하향 조정한 것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변화는 지난해 부진했던 KT 고영표와 같은 언더핸드 투수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실제 고영표는 지난 20일 키움전에서 완봉승을 거뒀다. 특히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 구사율이 높은 불펜·마무리 투수들의 성적이 지난해보다 나아지고 있다. 공인구의 반발력이 줄어든 것도 타자에게 불리한 요인이다. KBO에 따르면 올 시즌 공인구 반발계수는 평균 0.4123으로 지난해(0.4208)보다 0.0085 낮아졌다. 통상 반발계수가 0.001 감소하면 타구 비거리는 약 20㎝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서현, 정우주(이상 한화), 배찬승(삼성) 등 빠른 공을 가진 젊은 투수들이 각 구단에 주축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도 투고타저 현상에 일조하고 있다. 리그 포심패스트볼의 평균구속이 지난해 시속 143.4㎞에서 올해 시속 145.4㎞로 시속 2㎞나 빨라졌다.

 

관건은 이런 투고타저 현상이 시즌 막판까지 지속할 것인가다. 일각에서는 날씨가 더워지고 투수들 체력이 떨어지면서 타자들이 다시 강세를 보일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특히 로테이션을 지키며 일정 간격으로 출격하는 선발투수보다 연투가 잦은 불펜쪽에서 시즌 중반 이후 체력 문제가 대두하면서 경기 막판 대량 득점이 나오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물론 구단들이 투수들의 체력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추세라 투고타저가 이어질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아울러 안우진(키움), 구창모(NC) 등 에이스급 투수들이 병역을 마치고 돌아오는 것도 감안했을 때 시즌 중반 고비만 넘으면 투수들의 위력이 여전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팔꿈치 수술 뒤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인 안우진은 연습투구에서 시속 156㎞를 찍는 것으로 알려져 9월 복귀를 키움팬들은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6월 복귀 예정인 구창모는 상무에서 좋은 구위를 뽐내며 복귀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시즌 도중 팔꿈치 인대 수술로 시즌아웃된 이의리(KIA)도 6월에 합류해 리그 마운드가 더 높아질 수 있다.


송용준 선임기자 eidy015@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이나영 ‘수줍은 볼하트’
  • 이나영 ‘수줍은 볼하트’
  • 조이현 '청순 매력의 정석'
  • 에스파 지젤 '반가운 손인사'
  • VVS 지우 '해맑은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