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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자랑하던 ‘53층 아파트’ 10년 만에 붕괴 위기, 왜?

입력 : 2025-04-25 18:33:09 수정 : 2025-04-25 18: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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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주도로 평양 한복판에 세워진 53층 고층 아파트가 심각한 균열과 부식으로 붕괴 우려를 낳고 있다.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은하’는 핵·미사일 과학자들에게 배정된 상징적 건축물이다.

사진=연합뉴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5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 미래과학자거리의 53층 아파트 주민들이 구조 안전성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아파트 외벽에는 균열이 뚜렷이 보이고, 타일과 미장재가 곳곳에서 떨어지는 사진도 공개됐다.

 

미래과학자거리는 김정은 집권 후 처음으로 평양 중심에 조성된 주택 지구다. 건설에는 군인 건설자와 돌격대가 투입됐다.

 

북한은 이곳을 ‘최고 수준의 주택 단지’로 선전했다. 김정은은 단지 이름을 직접 짓고 “궁궐 같은 살림집”이라며 자랑했다.

 

아파트 붕괴 우려가 커진 것은 이른바 ‘속도전’ 때문으로 보인다. 2015년 김정은 지시로 53층 규모 아파트가 9개월 만에 완공됐다.

북한 평양 미래과학자의 거리에 위치한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소식통은 “김정은 시기에 지어진 아파트는 다 엉터리”라며 “최근 건설되는 새 거리나 아파트를 보면 겉모습은 번듯하지만, 건설물의 질은 과거에 지은 아파트보다 못하다”고 RFA에 말했다.

 

한 주민은 RFA에 “2~3년 전부터 타일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돌더니, 최근엔 벽체에 금이 갔다는 주민 제보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곳곳에 금이 가고 타일이 떨어지면서, 주민들은 무너지는 것 아니냐”며 불안에 떨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건설업계는 북한 건축물 전반에 대해 구조 안정성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 평양의 미래과학자거리. 가장 왼쪽 편 건물이 53층 ‘은하 아파트’. 노동신문·뉴스1

업계 관계자는 “북한은 철근이나 시멘트 등 기초 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건축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시공 품질이 매우 낮다”며 “서방국가의 안전기준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2014년에도 평양 평천구역의 23층 아파트가 완전히 붕괴돼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북한 내 고층 건물에서 유사한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 평양에 53층뿐 아니라 70층, 80층짜리 아파트를 비롯한 ‘초고층 살림집(북한식 명칭)’이 즐비한 새 거리가 조성돼 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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