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회담… 타협점 찾을지 미지수
이란 항구 폭발… 최소 825명 사상
미사일 연료용 화학물질 원인 관측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재개된 가운데 26일(현지시간) 오만에서 열린 3차 협상은 이견만 확인한 채 별다른 진전 없이 종료됐다. 일단 양측 모두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이견이 커 향후 협상 난항이 예상된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중동 특사는 오만 무스카트에서 만나 약 6시간 동안 이란의 핵농축을 주제로 회의했으나, 다음 회담 날짜만 정한 채 종료됐다. 이번 회의는 오만 중재로 지난 12일과 19일 두 차례 열린 이란과 미국 간 고위급 핵 협상의 후속이다.

양측이 좁히지 못한 회의의 쟁점은 우라늄 농축으로 보인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회담 전인 24일 “이란이 합의에 따라 우라늄 농축을 완전히 중단하고, 부셰르 원자력발전소 운영에 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다면 이를 수입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반면, 이란 정부 관계자들은 “핵 활동에 대한 일부 제한을 협상할 의향이 있지만, 농축 프로그램을 중단하거나 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포기하는 것은 타협할 수 없다”고 말해왔다.
회의 종료 이후 아라그치 장관은 이란 국영 방송에 “주요 쟁점과 세부 사항 모두에서 여전히 이견이 있다”며 “의견 불일치를 줄이는 방법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양측이 ‘곧’ 유럽에서 다시 만나기로 합의했다면서 이번 회담이 긍정적이고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중재국 오만 외무장관 바드르 알부사이디는 양국이 다음주에도 회담을 계속할 것이며, 또 다른 ‘고위급 회담’은 다음달 3일에 예정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란 국영 IRNA는 이날 호르무즈간주(州)의 샤히드 라자이 항구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27일 오후 기준 28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으며, 800여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 대변인은 컨테이너 안 화학물질을 제대로 보관하지 않은 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명확한 사고 원인이 규명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항구에 보관 중이던 화학물질이 폭발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해양보안업체 앰브리는 AP통신에 “지난달 탄도 미사일 연료용 화학물질이 샤히드 라자이 항구에 선적됐고, 이를 부적절하게 취급한 결과 폭발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도 “지난달 이란 국적 컨테이너선 2대가 미사일 추진체 제작의 핵심 화학물질인 과염소산나트륨을 각각 1000t씩 싣고 온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반면 이란 국방부는 27일 성명을 내고 “외국 언론이 특정한 목적으로 뉴스를 조작하려는 행태가 전례없는 수준”이라며 “폭발이 일어난 항구 지역에는 군사적 목적으로 수입된 화물이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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