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힘, 한덕수로 尹시즌2 꿈꾸나”
‘李 1강’ 속 보수진영 구원투수 미지수
국민의힘 차기 대선주자를 선출하는 당내 경선이 최종 결선을 앞둔 가운데 당 외곽에선 ‘한덕수 대망론’이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보수 진영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진 미지수다. 최근 여론조사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1강 체제’는 여전히 공고하다.

27일 정치권에선 한 권한대행이 조만간 권한대행직을 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한 권한대행 측 관계자는 “29일 국무회의를 전후로 출마 여부와 관련한 추측의 안개가 걷히고 모두가 예상할 수 있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번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지명을 못 하게 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일 사퇴할 경우엔 국무회의 결정의 법적 효력이 사라지게 된다.
특히 30일 방한하는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을 만나 한·미 조선협력 등에 관해 이야기 나눌 것이란 전망도 나오면서 한 권한대행의 출마 ‘디데이’가 5월 초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권한대행은 이미 대통령 권한대행직 수행 중 사퇴할 경우 법적인 효력에 관한 법률 자문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연일 한 권한대행 출마 가능성에 공세를 펼치고 있다.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국민의힘 경선에서 남은 것은 ‘한덕수’ 세 글자뿐이었다. 국민의힘은 진정 ‘윤석열 시즌2’를 꿈꾸고 있느냐”면서 “국민께서는 내란 세력과 결별하기는커녕 내란총리, 내란대행과 함께하겠다는 내란 정당 국민의힘을 단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은 최종 결선에 진출할 2명의 후보를 결정짓는 당원·일반국민 여론조사(27∼28일)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한 권한대행 지지층을 흡수하는 것이 경선 승리에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문수 후보는 전날 MBN 경선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누구라도 훌륭한 분이 계시면 손잡고 같이해야 한다는 마음은 변함없다”고 했다. 홍준표 후보는 토론회 직후 페이스북에 “최종후보가 되면 한덕수 대행과 단일화 토론 두 번 하고 원샷 국민경선을 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한 총리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서 1%라도 관세율을 낮추고 제대로 대선을 관리하는 것이 적합하다”면서도 “(한 권한대행이) 만약 결심해서 이번 대선에 출마를 한다면 우리 당 최종후보와 공정한 경선을 통해 최종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후보는 “보수 중심은 국민의힘이고, 경선에 집중할 때”라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민주당 이 후보의 지지율이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과 한 권한대행의 지지율을 크게 앞서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이날 후보들은 외연 확장에 전력을 쏟았다. 김 후보는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 공약을 내세우며 청년 표심 공략에 나섰고, 홍 후보는 ‘홍대 거리’를 찾아 청년들과의 접촉면을 넓혔다. 한 후보는 수도권 지지층을 다지기 위해 서울·경기·인천 지역 광역기초의원들과 간담회를 연이어 가졌고, 안 후보는 ‘보수 텃밭’ 부산을 찾아 막판 당심 구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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