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말이다. 정치인의 신념과 철학, 정당의 지향점은 그들의 말 속에 담긴 메시지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달된다. 누가, 왜, 어떤 시점에 그런 발언을 했느냐를 두고 시시각각 뉴스가 쏟아진다. 권력자는 말이 갖는 힘을 안다. 대통령, 대선 주자, 여야 대표 등은 메시지 관리에 사활을 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에는 인터넷에 올리는 문장의 토씨 하나에도 공을 들인다. 팬덤의 시대, 유력 정치인의 말과 동선을 중심으로 여의도를 톺아보면 권력의 흐름이 포착된다. 그 말이 때론 정치인에게 치명적인 비수가 되기도 한다. 언론이 집요하게 정치인의 입을 쫓는 이유다

① 이재명 “정권 탈환으로 진짜 대한민국 만들겠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는 27일 “정권 탈환을 통해 새로운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 기회를 주셨다. 반드시 승리해 정권을 탈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마지막 순회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 후보 수락 연설에서 “더 낮은 자세로 정치의 사명이자 대통령의 제1과제인 국민 통합의 책임을 확실히 완수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모든 것이 무너지는 불안과 절망, 고통 속에서도 89.77%라는 역사에 없는 압도적 지지로 후보로 선출해준 것은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안전, 회복과 성장, 통합과 행복을 실현하라는 간절한 소망일 것”이라며 “완전히 새로운 나라, 희망과 열정이 넘치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 보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후보는 “지금 이 순간부터 이재명은 민주당의 후보이자 내란 종식과 위기극복, 통합과 국민 행복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의 후보”라며 “새로운 세상을 위해 이재명의 승리가 아닌 국민의 승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 후보는 “23년 전 오늘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날”이라며 “노무현 후보는 불신과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개혁의 시대, 통합의 시대로 가자고 당당히 선언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 4월 27일이 그랬듯 2025년 4월 27일도 새로운 시대의 서막이 될 것”이라며 “음침한 내란의 어둠을 걷어내고, 군림하는 지배자·통치자의 시대를 끝내고 진정한 주권자의 나라, 진짜 대한민국이 시작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②한동훈 “이재명 박살 내게 과반 지지 달라”
국민의힘 한동훈 대선 경선 후보는 27일 “제가 이재명 후보를 박살 내는 것을 보고 싶으신가”라며 “이 후보에게 쏟아부을 힘을 비축할 수 있도록 이번에 과반의 지지를 달라”고 호소했다.
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저는 여러분의 무기다. 제가 여러분을 위해 싸워 이기게 해달라”며 “우리가 이재명 민주당을 이기려면 우리에겐 드라마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이틀간 당원 투표(50%)와 국민 여론조사(50%) 방식으로 2차 경선 투표를 진행한다. 29일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 간 3차 경선을 통해 다음 달 3일 최종 후보가 선출된다.
한 후보는 전날까지 진행된 4강 경선 후보 토론회를 언급하며 “(다른 후보들도) 모두 훌륭하시지만, 이재명 후보와 토론으로 붙어 감당 가능하시겠는지 냉정하게 생각해 봐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같은 편이니까 10%의 힘만 썼다. 제 힘을 이재명 후보에게는 200% 쏟아붓겠다. 아낀 힘을 다 이재명 후보에게 쏟아부어 박살 내겠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저는 정치개혁하고 민심 따르는 정치 하다 쫓겨났다 부활하는 것을 반복했다”며 “제가 역경을 뚫고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면 정치개혁의 열망을 담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드라마의 감동으로 이재명 민주당을 이길 수 있다. 기필코 구태정치 끝내고 정치개혁, 시대교체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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