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3시 40분쯤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산불이 발생하자 산림 당국이 대응 단계를 2단계로 격상했다.
앞서 산불 대응 1단계를 발령한 지 30분 만이다. 산불 2단계는 예상 피해 면적이 50∼100㏊, 평균 풍속 7∼11m/s, 예상 진화 10∼48시간 미만일 때 발령된다.

산불 확산으로 대구 도심 곳곳에서 다량의 연기가 보이고 있다. 소방 당국은 헬기 19대와 장비 38대, 인력 165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불 현장에는 평균 풍속 3㎧ 바람이 불고 있다. 최대순간풍속은 11㎧다. 아직 인명 피해가 발생하진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에서는 강풍을 타고 불똥이 날아가는 비화(飛火) 현상도 목격되고 있다. 조야동 주민 고석만(45)씨는 “5분도 안 돼 불이 산을 뛰어넘었다. 엄청나게 빠르게 넘어갔다”며 “헬기 진화 작업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바람을 타고 확산하는 산불에서 나오는 연기가 하늘 높이 치솟으면서 중구 동인동 등 직선거리로 6∼7㎞ 떨어진 곳에서도 이를 봤다는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도 경부고속도로 북대구나들목의 양방향 진출입을 차단했다. 공사는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의 영향으로 주변에 많은 연기가 발생하고 있어 통행 차량의 안전을 위해 이날 오후 4시부터 통행을 통제했다.
소방 당국은 산불이 민가로 넘어오지 않도록 방어선을 구축하는 한편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이 긴급히 대피할 수 있도록 버스 2대도 확보해 놓은 상태다. 경찰도 노곡동 등에 다수 교통 순찰차와 다목적기동대 및 기동순찰대 8개 팀 400여명을 배치해 현장 교통 관리·통제 등에 나서고 있다.
당국은 산불이 민가로 퍼질 위험에 대비해 인근 주민 200여명에게 대피를 권고했다.
소방 관계자는 “연기가 도심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며 “가급적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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