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인 GDP 3만4642弗… 3년전 수준 ‘뚝’
정치불안·관세 쇼크… 불확실성 커진 탓
“국민소득 4만弗 달성도 2년 늦어져” 경고
당초 2027년→ 2029년으로 후퇴 전망
한은, 2025년 성장률 1%수준으로 하향 관측
우리나라가 1인당 국내총생산(GDP) 4만달러를 달성하는 시점이 2029년으로 2년 늦춰질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가 나왔다. 또 내년엔 1인당 GDP가 대만에 역전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정치 불안과 미 관세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화가치가 떨어지고 경제성장률마저 1%를 지키기 어려운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28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IMF는 지난 22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를 3만4642달러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4.1% 감소한 수치다.

IMF 기준 한국의 1인당 GDP는 2020년 3만3653달러에서 2021년 3만7518달러로 늘었다가 2022년 3만4822달러로 줄었다. 이후 2023년 3만5563달러, 지난해 3만6129달러 등으로 다시 증가했으나, 올해는 3년 전보다 더 낮아진다고 본 것이다.
IMF는 특히 한국의 1인당 GDP가 2029년에야 4만341달러로 4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6개월 전과 비교하면 크게 하향조정한 수치다.
IMF는 지난해 10월22일자 보고서에서 한국의 1인당 GDP가 올해 3만7675달러, 내년 3만9321달러를 거쳐 2027년 4만1031달러로 단숨에 4만달러를 넘길 것으로 봤다. 당시 2029년 전망치는 4만4347달러에 달해 이번 전망치(4만341달러)보다 10% 가까이 높았다.

강창구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IMF의 GDP는 달러로 비교하기 때문에 환율의 영향이 큰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원화가치가 많이 떨어졌다”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이 낮아진 것 역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IMF는 지난 10월 전망 당시 올해 평균 원·달러 환율을 1350원으로 가정했지만, 이번엔 1457원으로 100원 넘게 올렸다. 또 최근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전망치였던 2%에서 1%로 반토막냈다.
한국의 1인당 GDP 전망치가 하향조정되면서 내년부터는 대만에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IMF는 대만의 1인당 GDP가 지난해 3만3437달러, 올해 3만4426달러, 내년 3만6319달러로 꾸준히 증가해 한국과 같은 2029년에 4만달러를 달성(4만385달러)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0월 전망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한국보다는 조정 폭이 현저히 작았다.
다만 2030년에는 한국(4만1892달러)이 대만(4만1244달러)을 다시 앞설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은 2022년 1인당 GDP에서 한국에 따라잡혔고, 이런 상황이 2030년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IMF는 전망했다.

이는 IMF의 국가별 경제성장률 전망과 맞물린 수치다.
IMF는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이 올해 1.0%, 내년 1.4%, 2027년 2.1% 등으로 회복되다가 2028년 2.1%, 2029년 1.9%, 2030년 1.8% 등으로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은 올해 2.9%, 내년 2.5%, 2027년 2.4%, 2028년 2.3%, 2029년 2.2%, 2030년 2.1% 등으로 계속 2%대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일본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4년 연속 0.6%를 기록하고 2029∼2030년에는 0.5%로 더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 역시 다음 달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IMF(1.0%)와 비슷한 수준으로 대폭 낮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미 올해 1분기 성장률을 -0.2%로 기존 전망치(0.2%)에서 0.4%포인트나 내렸다. 추가경정예산 12조원을 집행하면 연간 0.1%포인트 성장이 가능하지만, 미국 상호관세 충격에 따른 하방 요인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2030년까지 1인당 GDP 5만달러 달성을, 국민의힘 한동훈 경선 후보는 2028년까지 4만달러 달성을 각각 목표치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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