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노골적인 편입 위협에 맞닥뜨린 그린란드 옌스 프레데리크 니엘센 총리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덴마크를 찾아 “우리는 사고파는 부동산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연일 그린란드 합병 의사를 내비치는 미국 공세에 맞서 덴마크와의 협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니엘센 총리는 27일(현지시간)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린 절대로 누군가가 살 수 있는 부동산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부터 사흘 일정으로 덴마크를 방문 중인 니엘센 총리는 “미국에서 나온 이야기에는 존중이 없다”며 “그게 우리(덴마크와 그린란드)가 함께 서야만 할 상황이 된 이유”라고 역설했다.
덴마크령인 그린란드에서는 최근 몇 년간 덴마크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높아졌지만, 니엘센 총리는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기 위해 덴마크와 협력을 통한 경제 발전과 점진적 독립을 내세우는 ‘독립 신중론’으로 지난 총선에서 자신이 이끄는 민주당을 승리로 이끌었다.
덴마크도 ‘그린란드 끌어안기’에 적극적인 만큼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날 “덴마크와 그린란드는 같은 연방의 일부”라며 “덴마크는 그린란드 사회에 투자할 의지가 있다”고 화답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계획 여부에 대해 “우리는 물론 미국 대통령과 언제나 회담을 바란다”며 “그러나 덴마크 왕국 내 모든 지역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식은 매우 명확하다”고 그린란드 문제는 의제가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니엘센 총리는 28일 덴마크의 프레데리크 10세 국왕을 예방하고, 프레데리크 10세 국왕과 함께 그린란드로 복귀할 예정이다. 프레데리크 10세 국왕은 나흘간 그린란드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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