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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크름반도 포기하라”… 밀어붙이는 트럼프

입력 : 2025-04-28 19:29:44 수정 : 2025-04-28 19:2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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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준비 됐을 것” 거듭 압박
휴전 중재안에 러 지배 법적인정 포함
우크라 “결코 인정 못 해” 강력 반발
무력 합병 승인 꼴… 수용 쉽지 않아
트럼프, 푸틴엔 “공격 멈추고 서명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크름반도 문제로 전선이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는 크름반도 포기를, 러시아에는 휴전 협정 서명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과 관련해 ‘러시아가 2014년 병합한 크름반도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포기할 준비가 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지난 26일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에 앞서 로마에서 가진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동 때 크름반도를 언급했는지를 묻는 말에 “그는 짧게 언급했다”고 말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동에 대해 “그 만남은 잘 진행됐다”며 “향후 며칠 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겠다. 우리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젤렌스키)는 차분해졌다”며 “자신의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어 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크름반도 병합 시 미국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었다며, 오바마 대통령에게 왜 크름반도를 포기했는지 물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외신들이 입수해 앞서 보도한 미국의 휴전 중재안에는 러시아의 크름반도 지배에 대한 법적 인정이 포함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협상 타결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크름반도 포기를 최종 압박하는 뉘앙스다.

우크라이나는 공개적으로 강력 반대했다. 27일 올렉산드르 메레즈호 우크라이나 외교위원장은 “크름반도를 러시아의 일부로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러시아가 2014년 무력으로 확보한 뒤 실효지배 중인 크름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는 것은 러시아의 무력을 동원한 합병을 승인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분석한다. 우크라이나 헌법에는 크름반도를 자국 영토로 규정하고 있다. 국민투표를 거쳐 개헌을 하지 않으면 휴전 합의 주체인 젤렌스키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하는 셈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서도 “그들이 (우크라이나를) 폭격했을 때 놀랐고 실망했다”고 비난했다. 또 “그가 공격(shooting)을 멈추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협정에 서명하길 바란다”며 “우리는 합의의 범위가 (정해져) 있다고 보며 나는 그가 서명하고 이 일을 끝내길 원한다”고 했다. 그간 물밑 대화와 고위급 협상에서 휴전안에 대한 합의가 거의 이뤄졌다는 뉘앙스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믿느냐는 질문에 대해 “약 2주 후에 알려주겠다”고 해 트럼프 대통령이 상정한 ‘데드라인’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휴전을 위한 외교전이 진행되면서 러시아의 공격은 더 격화됐다. ‘협상용 공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상호 즉각적인 공격 중단 합의가 시급하지만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공격 중단 합의를 못한 채 휴전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실제 러시아는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우크라이나를 공습한 데 이어, 새로운 훈련까지 진행 중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훈련장에서 자국군 부대원들이 우크라이나 드론에 대응하기 위한 전술 훈련 중인 영상을 공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러시아가 휴전 협상에 북한 참여를 언급한 데 이어 북한 파병을 공식화한 것도 심상치 않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말 휴전 협상 관련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러시아를 도울 수 있다”며 “북한도 포함된다”고 한 바 있다. 전날 러시아가 북한의 쿠르스크 파병을 공식 인정한 데 이어 이날 북한도 관영매체를 통해 파병을 확인하면서 작전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모험적 무력 침공을 격퇴하기 위한 쿠르스크 지역 해방 작전이 승리적으로 종결됐다”고 보도했다.


김예진·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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